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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놀란 홈쇼핑, 콜센터도 재택근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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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재택근무를 활용한 ‘홈 콜센터’를 추진 하는 곳이 늘고 있다. 사진은 11일 대전시청 120콜센터에서 방역 작업을 하는 모습.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재택근무를 활용한 ‘홈 콜센터’를 추진 하는 곳이 늘고 있다. 사진은 11일 대전시청 120콜센터에서 방역 작업을 하는 모습. [뉴스1]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진자가 집단 발생하면서 전국의 콜센터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홈쇼핑 등 콜센터가 필수 요건인 업종에서 고민이 깊다.

CJ오쇼핑 콜 인력 절반 이상 재택 #현대·GS·롯데도 ‘홈 콜센터’ 확대 #회사와 보안 접속 시스템 지원 #고객정보 유출 가능성 우려도

지난해 홈쇼핑 7개사의 거래액 20조원 중 약 40%가 전화를 통한 주문으로 이뤄졌다. 고객의 상품 교환이나 환불 같은 요청도 콜센터가 담당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34조원에 이른다.

홈쇼핑 업계는 재택근무를 활용한 ‘홈 콜센터’를 추진하고 있다. CJ오쇼핑은 콜센터 근무자 중 절반 이상이 집에서 근무하고 있다. CJ오쇼핑은 자회사 형태로 콜센터를 운영 중이다. 현대홈쇼핑은 콜센터 인원의 20%가량이 재택근무 중이다. GS홈쇼핑도 11일까지 콜센터 인원의 약 15%가 재택근무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롯데홈쇼핑은 외주 위탁 형태로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콜센터 인원의 약 5%가 재택근무 중이고 앞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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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홈쇼핑 7개사가 운영하는 콜센터 근무자는 약 4600명(2018년 말 기준)이다. CJ오쇼핑과 GS·현대홈쇼핑은 약 500명, 롯데홈쇼핑은 약 600명이 콜센터에서 근무한다. 각 업체는 전국 두세 곳에서 콜센터를 운영 중이다.

CJ·GS·현대·롯데 등 홈쇼핑 4개사는 전화 접속 등 재택근무 인프라를 갖췄다고 밝혔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사무실에서 쓰던 노트북을 집에 가져가 VPN(가상 사설망)을 통해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다. 재택근무를 위한 지원팀을 가동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거 환경에 따라) 방음이 안 되는 어려움은 있을 수 있다. 나머지는 큰 문제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수의 직원이 근무하는 콜센터 안에선 ‘사회적 거리두기’에 나섰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좌석 간 거리를 최대한 벌릴 수 있게 조정하고 있다. 기존 콜센터 말고도 교육장·회의실로 근무 인원을 분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이 마켓컬리의 카카오톡으로 상담직원과 채팅을 시도하자 ’평균 5일 정도 소요된다“는 메시지가 뜬다. [카카오톡 캡처]

고객이 마켓컬리의 카카오톡으로 상담직원과 채팅을 시도하자 ’평균 5일 정도 소요된다“는 메시지가 뜬다. [카카오톡 캡처]

홈쇼핑 업체는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 등 보안 문제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일부 업체는 과거 고객정보 유출 등으로 곤욕을 치른 적이 있어서다. 한 업체 관계자는 “보안 환경은 재택근무나 사무실에서 일할 때와 다르지 않다. 여러 명의 고객 정보를 내려받는 것은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트북에 뜨는 개인정보의 범위는 아주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래도 보안 문제는 언제든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업계는 신중한 입장이다.

온라인쇼핑 콜센터에서도 재택근무가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인 11번가 관계자는 “지난달 말부터 대구센터는 재택근무를 시행 중”이라며 “서울 구로와 경기도 안양 등 수도권 콜센터도 이번 주 중으로 인력의 40%를 재택근무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담실 좌석 공간은 지그재그로 배치하는 등 근무 환경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와 쿠팡·티몬 등은 콜센터 인력에 대해 ‘근무 시 마스크 착용’을 독려하는 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이미 콜센터 운영을 중단한 곳도 있다. 마켓컬리는 지난달 중순부터 콜센터 대신 홈페이지 게시판과 카카오톡 일대일 채팅으로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톡으로 ‘상담직원과 채팅’을 시도하면 “문의량이 많아 평균 5일 정도 소요된다”고 메시지가 뜬다는 고객들의 불만이 나온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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