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머리채 잡은 신천지 60대 고발···"1시간 찬송가 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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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앞에서 육군 제2작전사령부 소속 19화생방대대 장병들로 구성된 육군 현장지원팀이 방역작전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

1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앞에서 육군 제2작전사령부 소속 19화생방대대 장병들로 구성된 육군 현장지원팀이 방역작전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

대구시가 지난 8일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거부하며 난동을 부린 60대 여성을 고발조치 한다고 밝혔다. 신천지 대구교회는 난동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권영진 대구시장 “감염증예방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할 것” #67세 여성 10년전 조현병 앓아…9일 오전 1시 대구의료원 입원 #신천지 대구교회 “난동 피운 점 사죄”

권영진 대구시장은 9일 대구 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67세 여성 환자가 간호인력과 소방대원에게 주먹을 휘둘렀고, 업무를 방해했다”며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천지교회 신도인 A씨는 경증환자로 분류돼 지난 8일 오후 8시 20분 생활치료센터로 지정된 경북대 기숙사로 이송됐다. 경북대에 도착한 A씨는 입소를 거부하며 구급차에서 내리지 않았다. 구급차 안에서 소란이 일자 구급대원은 대구의료원으로 곧장 이송했다. 권 시장은 “대구의료원에 도착한 A씨는 입원 조치 과정에서 간호사 머리채를 잡고 20m 미터 정도 벗어났다”며 “도주 하지는 않았지만, 고성을 지르고 찬송가를 부르는 등 1시간 동안 소란을 피웠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이어 “(소동을 피우는 와중에도 여성은) 경찰과 소방대원, 의료원의 감시하에 있었다”고 덧붙였다.

A씨가 흥분을 가라앉히지 않자 방호복을 입은 소방대원이 A씨를 설득해 소방차 안으로 격리했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소방대원은 남편에게 연락했고, 남편이 대구의료원으로 도착했다. 남편의 도움으로 신경안정제를 복용한 A씨는 9일 오전 1시쯤 대구의료원에 입원을 마쳤다. 권 시장은 “남편 진술에 따르면 10년 전 아내가 조현병 치료를 받았고 (나아서) 오랫동안 조현병 관련 약을 먹지 않았다”며 “최근에 자가격리 기간이 길어지면서 조현병 증세가 좀 나타난 것 같다고 한다. 병력을 조사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경북대 생활치료센터 도착 당시 경호하던 경찰관이 방호복을 입고 있지 않아 방호복을 입고 있던 소방관이 A씨를 설득해 구급차에 태웠다고 설명했다. 이후 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에는 경찰이 방호복을 입고 같이 대응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소방본부의 설명은 다소 달랐다. 대구소방본부는 당시 현장에 있던 경찰관은 보호복을 착용한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또 A씨는 대구의료원에 도착한 후 간호사 머리채를 잡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현장에 있던 구급대원 최경식 소방교는 “대구의료원에 도착한 뒤 A씨가 간호사에 접근하려고 하자 간호사들이 피하는 과정에 20~30m 뒤따라 갔다”며 “구급대원이 바로 설득해 구급차에 승차시켰다. 간호사 머리채를 잡은 적은 없다”고 진술했다.

신천지 대구교회는 이번 난동에 대해 사과했다. 신천지 대구교회는 9일 “A씨가 10년 전 대구지역 정신병원 2곳을 오가며 조현병 진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최근 신종코로나 확진 후 3~4일간 잠을 못하고 헛소리를 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다.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대구=이은지·김정석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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