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코로나 환자 1000명 넘어 … 이란, 전국 가정방문 검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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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넘었다. 2일 오전 기준 중동 11개국에 걸쳐 1133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지난 28일 500명을 넘어선 지 이틀 만에 배로 증가한 것이다. 의료 시설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동에서 신종 코로나가 번지면서 중동 지역의 피해가 막대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1개국에 번져, 이란 978명 최다 #中·이란, 중동국가 잦은 교류 원인 #이란, 30만개 팀이 집 찾아가 검사 #中, 이란에 의료팀 파견 우애 과시

중동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국가는 이란이다. 1일 기준 확진자 978명, 사망자 54명이 발생했다. 사망자는 중국 다음으로 많다. 다른 중동 국가들의 확진자 대부분이 최근 이란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란은 ‘중동 코로나’의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1일 이란 테헤란의 한 경찰차가 신종 코로나 확산 예방을 위해 거리를 소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일 이란 테헤란의 한 경찰차가 신종 코로나 확산 예방을 위해 거리를 소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금까지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중동 국가는 이란 외에도 쿠웨이트(46명), 바레인(47명), 아랍에미리트(21명), 이라크(13명), 오만(6명), 레바논(10명), 이스라엘(7명), 이집트(1명), 알제리(1명), 카타르(3명)가 있다.

이처럼 신종 코로나가 이란을 중심으로 중동 전역에 확산한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우선 이란은 미국의 경제제재로 인해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높다. 사업 등을 목적으로 이란에 거주하는 중국인들도 많다. 이란의 신종 코로나 첫 사망자 역시 정기적으로 중국에 다녀온 상인이었다.

신종 코로나가 번진 이란의 모스크(예배당)는 이슬람 국가 국민들이 성지순례를 위해 자주 찾아왔다. 중국과 이란간, 이란과 다른 중동 국가들 간의 잦은 교류가 신종 코로나를 중동 전역으로 확산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내 환자가 폭증하자 이란은 ‘가정방문 검진’를 실시하기로 했다. 전문가가 집집마다 찾아가 신종 코로나 환자를 찾아낸다는 것이다. 이란의 총 가구수는 2016년 기준 2420만 가구로 알려졌다.

지난 1일 이란 테헤란의 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행인들이 걷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일 이란 테헤란의 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행인들이 걷고 있다. [AP=연합뉴스]

사이디 나마키 이란 보건부 장관은 1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프레스TV와의 인터뷰에서 “전문가들로 구성된 30만 개의 의료팀이 2일부터 전국의 가정으로 찾아가 의심 환자를 가려내고 그들을 병원으로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동 지역의 선구자 국가 중 하나로서, 또 세계 최초로 바이러스가 나타나길 앉아서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인 방식으로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30만개 의료팀에는 전국 규모의 준군사조직인 바시즈 민병대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과 이란은 신종 코로나 극복을 위해 서로를 지원하며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 이란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 의료팀이 테헤란에 도착했다고 테헤란타임스가 지난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앞서 중국은 이란에 신종 코로나 진단 키트 5000여개와 마스크 25만여개를 보냈다. 이란은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가 창궐하자 지금까지 마스크 300만개를 중국에 보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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