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임미리 고발에 “국민께 미안하다” 민주당 첫 공식사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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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7일 오전 낙후지역 관광지 개발 방안 관련 현장방문을 위해 서울 종로구 부암동을 찾은 뒤 영화 ‘기생충’의 촬영지인 자하문터널 입구 계단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4·15 총선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7일 오전 낙후지역 관광지 개발 방안 관련 현장방문을 위해 서울 종로구 부암동을 찾은 뒤 영화 ‘기생충’의 촬영지인 자하문터널 입구 계단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17일 당의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 고발 취하 논란과 관련해 “국민들께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서 기자들에게 “겸손함을 잃었거나 또는 겸손하지 않게 보인 것들에 대해 국민들께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앞으로 저부터 더 스스로 경계하고 주의할 것”이라며 “당도 더 주의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총리는 ‘개인적인 차원의 사과인가’라는 질문에는 “그렇다”면서도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에 내정된 사람으로서 (사과한 것)”이라고 했다.

칼럼 필자인 임 교수가 민주당 지도부의 공식사과를 요구한 것에 대해선 “제가 종로구 예비후보에 불과하니,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정식으로 일을 시작하면 걸맞게 (말하겠다)”며 “(사과는) 당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재차 기자들이 당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지적하자 사과에 이르렀다.

민주당에서 임 교수 고발 사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사과 발언을 한 것은 이 전 총리가 처음이다. 이 전 총리는 앞서 관련 논란이 처음 불거졌을 때도 ‘부적절한 조치’라고 지적하며 당에 고발 취소를 먼저 요청한 바 있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 차원의 사과 표명이 있을 것이란 예상도 있었지만 직접적인 사과 대신 ‘지적이 있다’, ‘마음을 아프게 한다’, ‘더 잘하겠다’는 정도로 간접적인 표현만 등장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더 겸손한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민심을 경청하며 민심을 챙기는 집권 여당의 모습을 더 많이 보여드리겠다”고 했고, 남인순 최고위원은 “임 교수의 성명이 아프게 한다. 당이 앞으로 더 잘하겠다”고 했으나 형식적인 발언뿐 명시적 의미의 사과는 아니었다.

앞서 민주당이 당 안팎의 비판에 떠밀려 지난 14일 임 교수와 칼럼을 게재한 경향신문에 대한 검찰 고발을 취하했으나, 후폭풍은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공식 사과 없이 고발을 취하하고, 이를 알리는 문자메시지에서는 임 교수가 안철수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의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실행위원 출신임을 부각하는 등 논란을 더 키웠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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