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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경제 낙관론 제동 건 ‘신종 코로나’…“회복 흐름 제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부가 연초 낙관했던 한국 경제 전망에 제동이 걸렸다. 가장 따끈따끈한 경제동향 분석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대한 경계를 주문했다.

 기획재정부는 14일 발표한 ‘2020년 2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최근 발생한 신종 코로나의 확산 정도와 지속기간에 따라 중국 등 세계 경제의 성장과 한국 경제의 회복 흐름이 제약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감염병 피해가 우려되는 부문을 지원하고 경제에 미칠 파급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온 힘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월 그린북은 신종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뒤 처음 나온 정부의 공식 경제 진단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제 4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제 4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신종 코로나 사태로 전반적인 경제활동이 위축되는 양상”이라며 “이중 상당 부분은 과도한 공포심과 불안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그린북에서 정부는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가 완만히 증가하는 가운데 설비투자도 점차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경기 회복과 반등을 예상했다. 이번에도 “지난해 4분기 생산·소비·설비투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경제가 회복할 것’이라는 정부 인식을 이어갔다.

고용·경기 심리는 개선

1월 취업자 56만8000명 증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1월 취업자 56만8000명 증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정부가 회복세라고 평가한 고용 상황은 취업자가 증가 규모가 커지고 있다. 1월 취업자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6만8000명 증가했다. 5년 5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특히 제조업 취업자가 8000명 늘며 22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실업률도 모든 연령층에서 낮아졌다. 다만 '경제 허리'인 40대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8만4000명 감소해 51개월째 내리막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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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간 심리 지표도 상승하고 있다. 지난 12월 하락했던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월 3.7포인트 오르며 104.2를 기록했다. 기업경기실사지수(제조업 BSI)도 전월보다 4포인트 오른 77을 기록했다. CSI와 BSI는 기준치인 100을 넘으면 향후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보는 전망이 나빠질 것으로 보는 전망보다 많다는 뜻이고,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다.

 향후 경기 국면을 볼 수 있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지난 12월 0.4포인트 오르며 4개월 연속 상승을 이어갔다. 당시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같은 기간 0.2포인트 상승했다.

수출 감소, 부동산 가격 상승

수출, 14개월 연속 감소.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수출, 14개월 연속 감소.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연초 반짝 증가하며 기대감을 키웠던 1월 수출은 전년 같은 달 대비 6.1% 감소했다. 정부는 1월 설 연휴 등으로 조업일수가 줄어 수출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석유화학 분야에서, 지역별로는 유럽연합(EU)·중남미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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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시장 가격 오름폭은 줄었지만, 전국의 주택 매매·전셋값이 올랐다. 특히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39% 상승해 전국 평균 상승 폭 0.28%를 웃돌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2020년 경제정책방향에 반영한 투자·소비·수출 활력 제고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등 경기회복 모멘텀을 확보하는 데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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