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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5배 쥐어줘도 안가" 배터리·태양광까지 번진 코로나 대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후폭풍이 자동차에 이어 전 산업계로 번질 조짐이다. 중국 현지 공장이 멈춘 상태에서 재가동 시점마저 가늠할 수 없어 자동차는 물론 태양광, 배터리 업계도 공급·생산 차질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공장 중단 길어질까…재고 지키기 안간힘  

지난 2017년 12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가운데)이 중국 장쑤성 난퉁시에 있는 한화큐셀 치둥 공장을 방문해 모듈 생산라인을 돌아보고 있다. [사진 한화]

지난 2017년 12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가운데)이 중국 장쑤성 난퉁시에 있는 한화큐셀 치둥 공장을 방문해 모듈 생산라인을 돌아보고 있다. [사진 한화]

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중국 장쑤성 난퉁시 치둥 공장에서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고 있지만 최근 긴급 재고 정비와 대체 조달처 검토에 들어갔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중국 주요 도시의 공장들이 9일까지 가동을 중단하면서 강화유리, 알루미늄 프레임 등 모듈 생산에 필요한 부자재들의 안정적인 공급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장들은 오는 10일 부터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지만 감염 환자와 사망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 중단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에 점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국내 업체들의 태양광 발전 모듈 부자재 재고는 약 2개월여 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관계자는 “춘절 전에 재고를 들여놔서 당장은 문제가 없다”면서도 “통상 기온이 오르는 2분기부터 태양광 발전소 설립이 활성화는데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모듈 공급)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운임 5배 줘도 안가” 중국 내륙 물류도 막혀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생산공장. [사진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생산공장. [사진 SK이노베이션]

중국에 공장을 둔 배터리·화학 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한 배터리 기업 관계자는 “중국에서 수입하는 소재나 부품의 경우 통상 한달 치 정도 재고를 두고 있기 때문에 오는 20일까지는 어떻게든 버티겠지만 그 이후엔 정말 큰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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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의 난징 배터리 공장은 중국 정부의 권고로 지난달 31일부터 가동을 멈췄다. 톈진의 석유화학 공장은 장치 산업의 특성상 가동은 중단하지 않았지만 가동률을 낮춘 상태다. LG화학 관계자는 “현재 공장 방역과 사업 리스크 2가지 면에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짜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해 중국에서 납품을 받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국내 공장을 못 돌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도 중국 창저우에 배터리 조립공장을 멈췄고 건설 중이던 옌청 배터리 공장도 춘절 연휴부터 중단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만약을 대비해 필요한 소재와 부품을 중국 외 다른 나라에서 조달하는 등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내 내륙 물류가 막혀 운임을 4~5배 줘도 안 가려 한다. 중국 내 다른 지역에서 자재를 받으려고 해도 고속도로가 막혀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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