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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이어 유승민 "숫자가 힘"···새해 첫날 보수통합 외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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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은 정의(正義)이고 분열은 불의(不義)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새해 첫 일성으로 보수 통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황 대표는 1일 서울 여의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하나 된 힘으로 저들(정부·여당)의 음모를 분쇄해야 한다”며 “통합의 문을 열고 통합의 열차를 출발시키도록 하겠다. 자유민주세력이 ‘통합추진위원회’라는 통합 열차에 승차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과감하고 신속하게 통합을 진행하고자 한다. 불신과 의심을 버리고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저는 어떤 기득권도 주장하지 않겠다”라고도 했다.

황교안 대표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친 뒤 현충탑을 나서고 있다. 김경록 기자

황교안 대표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친 뒤 현충탑을 나서고 있다. 김경록 기자

당내에선 “황 대표가 어느 때보다도 통합에 대한 절실함을 내비친 것 같다”(한국당 재선 의원)는 반응이 나왔다. 황 대표가 통합을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11월 6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헌법 가치를 받드는 모든 분과의 정치적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했고, 지난달 26일에도 병상 메시지를 통해 “흩어지고 분열해서는 저들을 막을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적극적인 제스쳐라기보다 원론적인 수준에서만 통합을 거론한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왔다. 한 한국당 의원은 “황 대표의 과거 발언은 한국당에 ‘넘어오라’는 고압적 뉘앙스가 있었다”고 했다. 황 대표의 표현대로 보수 진영에서 ‘불신과 의심’이 팽배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황 대표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자세를 낮춤으로써 보수 통합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달라진 황 대표의 뒤편엔 ‘총선 배수진’을 친 한국당이 있다. 실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 이후 한국당에는 “남은 건 총선뿐이다”는 위기감이 흐르고 있다. 당 관계자는 “의석에서 밀려 선거법도, 공수처법도 속수무책으로 내줬다. 숫자 싸움에서 이기려면 무조건 통합을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12월 27일 경남 진주시 경상대 남명학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경남도당 창당대회에서 유승민 인재영입위원장(가운데)과 경남도당 공동위원장으로 선출된 정규헌(왼쪽), 장성동 위원장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2월 27일 경남 진주시 경상대 남명학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경남도당 창당대회에서 유승민 인재영입위원장(가운데)과 경남도당 공동위원장으로 선출된 정규헌(왼쪽), 장성동 위원장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인재영입위원장도 이날 ‘숫자의 힘’을 얘기했다. 그는 국회 의원회관에 열린 신년하례회에서 “국회 안에서는 숫자의 힘이 작용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중도보수 세력이 국회 과반을 차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아무리 늦어도 2월 초까지는 통합이든 연대든 총선에서 이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머릿수로 밀어붙이는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전날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의 발언과 일맥상통한다. 유 위원장은 한국당과의 통합에 대해선 “조심스럽지만 새로운보수당이 지지를 얻는다면 저희와 통합 또는 연대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유 위원장 역시 통합 과정에서 기득권을 내려놓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통합 시 공동대표를 요구할 것이란 전망에 대해 “제 마음을 너무 몰라주는 이야기”라며 “공동대표는 입 밖에 꺼낸 적도 없고 앞으로 요구할 생각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신년인사회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당 당사에서 열렸다. 이날 황교안 대표 등 의원들이 떡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김경록 기자

자유한국당 신년인사회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당 당사에서 열렸다. 이날 황교안 대표 등 의원들이 떡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김경록 기자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던 한국당은 통합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보수당, 이언주 의원이 창당을 주도하는 미래를 향한 전진 4.0 등이 협상 대상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우리공화당은 의견 차이 등으로 통합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당은 안철수계 의원 영입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개별 의원은 물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을 직접 접촉해 통합을 설득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이날 황교안 대표는 안철수계와 통합을 시도할 것이냐는 질문에 “모든 세력과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겠다. ‘완전히 실패한 대화’라는 건 없다”고 했다.

손국희ㆍ김기정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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