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천사’ 성금 훔친 절도범들에 구속영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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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얼굴 없는 천사' 성금 절도 사건의 용의자 2명이 고개를 숙인 채 30일 오후 전북 전주완산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전주 얼굴 없는 천사' 성금 절도 사건의 용의자 2명이 고개를 숙인 채 30일 오후 전북 전주완산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전주 얼굴 없는 천사’ 성금 절도 피의자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전주완산경찰서는 특수절도 등 혐의로 A(35)씨와 B(34)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 등은 전날인 30일 오전 10시쯤 전주시 완산구 노송동주민센터 뒤편 ‘희망을 주는 나무’ 아래에 ‘얼굴 없는 천사’가 놓고 간 기부금 6000여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맘때쯤 얼굴 없는 천사가 방문한다는 것을 언론보도를 통해 확인하고 범행 2~3일 전부터 주민센터 인근에 잠복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에 쓰인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번호판은 A씨 거주지인 논산에서 전주로 내려오는 길에 휴게소에 들러 물이 묻은 휴지로 가린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평소 동네에서 눈에 띄지 않던 SUV를 수상하게 여긴 주민이 차량 번호를 적어뒀다가 경찰에 제보하면서 A씨와 B씨는 도주 4시간여 만에 충남 논산과 대전 인근에서 붙잡혔다.

A씨 등은 경찰에서 “사업 자금이 필요해 돈을 훔쳤다”며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회수한 6000만원어치 오만원권 묶음과 16만3210원이 든 저금통, 그리고 ‘소년소녀가장 여러분 힘내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A4용지 등을 조만간 노송동주민센터에 넘길 예정이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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