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시외버스 뒤집혔다…블랙아이스 추정 사고 1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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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추돌사고로 7명이 숨졌던 '경북 상주-영천 고속도로 블랙아이스 참사'와 유사한 사고가 전남 순천시의 한 도로 위에서 벌어졌다.

23일 오전 8시 32분쯤 전남 순천시 송광면의 한 도로에서 45인승 시외버스가 미끄러져 중앙 분리대를 넘어 마주 오던 승용차와 화물차를 들이받은 뒤 전복됐다. 사고 원인은 블랙아이스로 추정된다. [사진 전남 소방본부]

23일 오전 8시 32분쯤 전남 순천시 송광면의 한 도로에서 45인승 시외버스가 미끄러져 중앙 분리대를 넘어 마주 오던 승용차와 화물차를 들이받은 뒤 전복됐다. 사고 원인은 블랙아이스로 추정된다. [사진 전남 소방본부]

23일 전남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2분쯤 전남 순천시 송광면의 한 도로에서 승객 14명이 탄 45인승 시외버스가 미끄러져 중앙 분리대를 넘어 마주 오던 승용차와 화물차를 들이받았다.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A(57)씨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버스 운전사와 승객, 승용차 운전자 등 9명도 중·경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전남 순천시 한 도로에서 시외버스 미끄러져 #사고원인 '블랙아이스' 추정 1명 사망·9명 부상

경찰은 사고 원인을 '겨울 도로 위 암살자'로 불리는 블랙 아이스(Black Ice)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가 일어난 날 오전 6시에서 9시 사이 전남 순천시 송광면의 날씨는 영하 1~2도를 나타냈다. 바람은 시속 4㎞로 불었다. 전남 블랙 아이스 사고 현장에서 약 500m 떨어진 곳에서도 차량 2대의 접촉사고가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가 있기 전 새벽에 순천시 송광면 도로에서 비가 살짝 내렸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지난 14일 오전 4시 38분 경북 군위군 소보면 달산리 상주~영천고속도로 영천방면 상행선에서 화물트럭 등 29대가 연쇄 추돌했다. 이 사고로 6명이 숨지고 20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이곳에서 약 4㎞ 떨어진 상주~영천고속도로 상주방면 하행선에서도 차량 18대가 연쇄 추돌해 1명이 숨지고 22명이 다쳤다.

지난 14일 새벽 경북 군위군 소보면 상주~영천 고속도로 양방향에서 각각 연쇄추돌 사고나 7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다. 소방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44분께 경북 군위군 소보면 달산리 상주~영천 고속도로 영천방향에서 20여 대의 차가 연쇄 추돌했다. 사고는 새벽에 내린 비로 노면에 '블랙 아이스(Black Ice)'가 생겨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4일 새벽 경북 군위군 소보면 상주~영천 고속도로 양방향에서 각각 연쇄추돌 사고나 7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다. 소방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44분께 경북 군위군 소보면 달산리 상주~영천 고속도로 영천방향에서 20여 대의 차가 연쇄 추돌했다. 사고는 새벽에 내린 비로 노면에 '블랙 아이스(Black Ice)'가 생겨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4일 오전 3시 48분 경북 군위군 일대에 약한 가랑비가 내렸다. 당시 군위군 일대의 기온은 영하 1.7도, 바람은 시속 4.7㎞로 불었다. 경북과 전남 모두 비슷한 기온과 풍속, 강우 조건에서 블랙 아이스 사고가 일어났다.

경찰은 전남 블랙아이스 사고 도로가 다른 도로보다 얼음이 얼기 쉬운 상태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도로는 광주광역시와 고흥군을 잇는 고가도로로 산을 통과한다"며 "일반 평지보다 산의 기온이 더 낮고 바람도 잦아 블랙 아이스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23일 오전 8시 32분쯤 전남 순천시 송광면의 한 도로에서 45인승 시외버스가 미끄러져 중앙 분리대를 넘어 마주 오던 승용차와 화물차를 들이받은 뒤 전복됐다. 사고 원인은 블랙아이스로 추정된다. [사진 전남 소방본부]

23일 오전 8시 32분쯤 전남 순천시 송광면의 한 도로에서 45인승 시외버스가 미끄러져 중앙 분리대를 넘어 마주 오던 승용차와 화물차를 들이받은 뒤 전복됐다. 사고 원인은 블랙아이스로 추정된다. [사진 전남 소방본부]

블랙 아이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도로 열선이나 온수 파이프 설치 등 기술은 개발됐지만, 예산상 문제가 뒤따른다. 블랙아이스는 육안으로 확인하기도 어려워 발 빠른 제설작업도 어렵다.

경찰은 버스 운전자의 과실 여부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당시 버스 운전사가 다른 곳을 쳐다보며 한눈을 팔아 차체가 쏠린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밟은 것으로 추정한다"며 "블랙 아이스 외에도 사고원인이 있는지 확인 중"이라고 했다.

순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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