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施善集中)] “아태푸드뱅크 컨퍼런스 통해 대한민국 사회복지 사업 위상 높일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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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목 회장은 아태푸드뱅크 컨퍼런스가 빈곤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프리랜서 조인기]

서상목 회장은 아태푸드뱅크 컨퍼런스가 빈곤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프리랜서 조인기]

“아태푸드뱅크 컨퍼런스 개최는 대한민국 사회복지 사업의 위상을 높이고 새로운 나눔운동을 위한 터닝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서상목 사회복지협의회장 인터뷰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의 목소리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21일 개막해 25일까지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리는 ‘2019 아태푸드뱅크 컨퍼런스’에 거는 그의 기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GFN(Global Foodbanking Network)이 주최하는 이번 행사에는 몽골·베트남·호주 등 18개국이 참가한다. 서울 마포구 사회복지협의회에서 서 회장을 만나 ‘아태푸드뱅크 컨퍼런스’ 개최 의의와 한국 사회복지의 나아갈 방향을 들었다.

푸드뱅크 사업에 대해 소개해 달라.
“식품을 기부받아 결식아동·독거노인 등에 전달하는 제도다. 배고픔으로 고통받는 이를 돕고 자원도 절약하기 위한 목적으로 1960년대 미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퍼졌다. 한국에선 98년 외환위기 당시 저소득층의 결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범했다.”
2019 아태푸드뱅크 컨퍼런스가 21일 서울에서 개막했다.
“리사 문(미국) GFN 회장이 2016년 방한해 한국의 푸드뱅크 사업을 둘러본 뒤 ‘독창적·효율적 모델’이라고 칭찬하며 한국형 푸드뱅크 모델의 아시아 각국 전파를 요청했다. 이에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몽골·베트남 등과 MOU를 맺고 푸드뱅크 운영 노하우를 전수해 왔는데, 활성화를 위해 지난 3월 런던 GFN 세미나에 참석해  컨퍼런스 서울 개최를 합의했다.”
한국형 푸드뱅크 모델의 특징은.
“미국 등 선진국은 민간 주도로 푸드뱅크를 운영하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보건복지부의 위탁을 받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전국푸드뱅크를 운영하는 정부 주도형 민관협력 사업이다. NGO·기부기업·지역사회와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도 장점이다.”
푸드뱅크는 어떻게 운영되나.
“기업과 개인으로부터 식품을 기부받아 연간 30만 명의 저소득층과 1만4000여 곳의 사회복지시설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만3000여 곳으로부터 약 2200억원어치의 기부식품이 모였다. 1998년 27억원에서 80배가 성장한 것이다.”
이번 아태푸드뱅크 컨퍼런스는 어떻게 진행되나.
“우선 푸드뱅크 제도 도입 또는 활성화가 안 된 12개국이 참가하는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계획 단계부터 이용자 서비스 방법, 기부물품 모집 방안 등 푸드뱅크 운영에 필요한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이다. 이어 열리는 아태지역대표단 회의에선 비교적 잘 운영하는 6개국이 네트워크 구축과 활성화 방안에 관해 토론한다.”
컨퍼런스 개최 의의는.
“아시아 각국이 푸드뱅크를 도입하는 데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아시아 지역의 결식문제 해소와 나눔문화 활성화의 계기가 될 것이다.”
한국의 나눔문화 사업이 나아갈 방향은.
“5년 전 ‘송파 세 모녀 사망사건’과 지난 8월 ‘탈북 모자 사망사건’은 한국 사회복지 제도의 구멍을 확인시켜줬다. 이런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긴급구호 시스템이 절실하다. 사회복지협의회는 굶주리는 사람들이 오면 음식을 우선 제공하는 ‘긴급구조푸드팩’을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구호활동을 기업 및 자원봉사 단체와 연결하고, 지역 복지공동체 구축을 통한 사회공헌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한다. 또 결식 예방에서 영양 개선으로 사회복지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고 싶다.”

중앙일보디자인=김재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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