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개발 시작은 고객경험" 잡스가 강조한 이 말 뜻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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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김진상의 반짝이는 스타트업(58)

“제품개발은 보유한 기술로 무엇을 만들 것인가로부터 시작하면 안되고, 고객 경험에서 시작하고 난 후 거꾸로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한 말이다. 창업팀이 보유한 기술 또는 최초 사업 아이디어로 어떤 사업을 할 것인가에 지나치게 집중하면, 고객과 시장이 원하지 않는 제품을 만들게 될 것이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고객 경험에서 제품개발이 시작한다는 것은 고객의 필요로부터 제품개발이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고객 스스로가 필요를 자각하고 있지 못한 경우도 있지만, 고객 경험을 면밀히 관찰하면 고객이 인지하지 못하는 필요를 끄집어 낼 수 있다. 고객 경험을 무시한 채 제품을 내놓는 것은 마치 질문 없는 답, 즉 아무도 묻지 않은 답을 내놓고 질문을 찾아 다니는 격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제품 개발은 고객 경험에서 시작한 후 거꾸로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고객과 시장이 원하지 않는 제품을 만들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사진 pixnio]

고객 경험을 얼마나 관찰했는지 알아보는 자가진단 방법은 ‘고객 필요(Customer Need)’를 얼마나 명확하게 묘사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된다. 많은 경우 ‘고객 필요’를 말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만들고 싶어하는 제품의 모습에 억지로 껴맞춘다.

고객 필요는 특정 부류의 사람이, 특정한 시간에, 특정한 목적을 수행하는 것을 총괄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예를들면 ‘방수가 되는’은 기능성을 강조한 묘사고, ‘연인의 마음에 꼭 드는’은 정서를 자극하는 묘사다. 고객 필요에 관한 묘사가 명확해질수록 어떤 기능을 더욱 강조해 개발하고 이를 회사 내 구성원과 고객에게 적절하게 전달할 수 있는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고객 필요’ 를 다음의 틀에 맞춰 묘사해보자.

“OO 고객에게 OO 문제는 항상 고민거리다. OO 시간마다 OO를 달성하기 위해 OO 행동을 한다. 이 고객이 직면하는 최대 문제는 OO이며, 이 문제 때문에 OO 결과를 낳게 된다. 특히 OO 고객 중 더욱 절실한 문제를 안고 있는 OO에게 이는 더 심각한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OO해결책을 사용하고 있지만, 불만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현재의 문제 해결 방식으로는 더욱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보다 다은 해결책이 있다면 고객은 OO만큼의 효과를 얻게 돼,OO 결과를 가지게 될 것이다. 현재 이와 같은 문제를 안고 있어 새로운 해결책을 원하는 고객은 OO명이다.”

고객 경험 조사는 고객 필요를 정확하게 이해하는데 아주 중요하다. 스타트업 구성원의 우선 목표를 설정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사진 pixabay]

만약 언론사가 고객 경험에 대한 깊은 통찰과 면밀한 조사를 진행하고, ‘OO’를 묘사한다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독자에게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추론 또는 일방적 주장에 근거하거나, 한쪽 입장만 보도하는 등의 편향적인 기사는 항상 불만이다. 독자는 매일 아침마다 세상을 정확하게 알기 위해 기사를 읽는다. 독자가 직면하는 최대 문제는 기사를 읽을 때 마다 서로 다른 사실을 보도하는 언론사 때문에 일상의 결정을 올바르게 내릴 수 있을지 고민스럽다. 특히 언론 보도를 통해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하는 창업가에게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결국 해외 언론매체나, 다양한 국내 정보 소스를 활용하고 있지만, 결국 비효율적이라 불만스럽다. 이 번거러움과 혼란스러움을 해결해 줄 방법이 있다면 매일 3시간 이상을 절약하게 될 것이며, 이는 궁극적으로 올바른 의사결정을 유도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이 문제를 갖고 있는 고객은 최소 1만명이다.”

고객 경험 조사는 고객 필요를 정확하게 이해하는데 아주 중요하다. 위와 같은 묘사가 가능하게 될수록 사업과 제품 개발의 방향이 더욱 명확해 질 것이며, 이는 스타트업 구성원의 우선 업무 목표를 설정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위 작성 방식을 활용해 창업가의 최초 아이디어에 맞추어 고객 필요를 묘사해 보고, 이를 고객 경험 조사 후의 묘사와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날 것이다.

앰플러스파트너스(주) 대표이사·인하대 겸임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