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에 가짜 인턴증명서 발급 의혹, 이광렬 KIST 소장 보직해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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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에게 가짜 ‘인턴증명서’를 만들어준 이광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술정책연구소장이 보직해임됐다.

동창 정경심에 ‘근무확인’ e메일 #정씨 측 e메일로 증명서 만든 정황

KIST는 이광렬 소장이 지난 16일자로 보직해임됐으며, 현재 무보직 연구원 신분으로 출퇴근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KIST 관계자에 따르면 이 소장이 가짜 인턴증명서 발급으로 KIST의 명예에 손상을 입힌 책임을 통감하고 자리에서 내려오겠다는 뜻을 먼저 밝혔으며, 이병권 KIST 원장이 이를 수용하는 방식으로 보직해임이 진행됐다.

이 소장에 대한 징계는 향후 정식 진상조사와 징계위원회를 통해 처리될 예정이다.

KIST에 따르면 이 소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초등학교 동기동창으로, 조 전 장관과 정 교수의 딸 조민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을 준비하던 고려대 4학년 당시인 2013년 정 교수의 부탁을 받고 조씨의 학생연구원 근무 경력 확인을 허위로 적어 e메일로 보내준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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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는 대학 2학년 여름방학 기간이던 2011년 7월 이 소장의 도움을 받아 KIST와 한 달간의 학생연구원 근무 계약을 한 뒤, 정모 박사의 연구실에 단 이틀만 출근하고 무단결근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 소장은 2년 뒤인 2013년 다시 정 교수의 부탁을 받고 3주짜리 근무 경력 확인 메일을 보내줬다.

정 교수 측은 이 소장의 e메일 내용을 다시 가공해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소속기관명 등의 양식을 갖춘 근무기록 확인 증명서를 만든 의혹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실이 부산대 입학본부에 문의한 결과, 조씨가 KIST 인턴 경력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곽 의원은 “KIST 인턴증명서가 의전원 입학에 기여한 정도와 관계없이 증명서가 허위라면 바로 입학 취소 사유가 된다”며 “부산대는 조사위원회를 열어 KIST를 상대로 인턴증명서의 진위여부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호·이은지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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