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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라크전 이후 최대 규모 훈련···이란과 전쟁 준비 돌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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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군이 준비 예비대 소속 상선에 장비를 싣고 있다. [사진 미 육군]

미국 유군이 준비 예비대 소속 상선에 장비를 싣고 있다. [사진 미 육군]

미국 국방부와 교통부가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최대 규모로 준비 예비대(RRF)를 동원하는 훈련을 시작했다.최근 예멘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유 시설을 드론으로 공격한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미국이 밝힌 뒤 중동 지역의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시작한 훈련이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을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군 수송사령부는 16일(현지시간) 준비 예비대 상선단 중 28척에 대한 ‘신속 활성화’를 명령했다. 신속 활성화 명령이 떨어진 상선은 5일 이내 출항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한다.

준비 예비대는 비상사태가 일어나면 미국 정부가 수송 업무에 투입하기 위해 지정한 상선단이다. 미 교통부의 해운국이 관리하며, 평시 소수 인원이 유지한다. 동원령이 떨어지면 수송사령부 군사해운사령부(MSC)가 지휘한다. 병력ㆍ장비ㆍ군수물자를 수송하는 데 쓰인다. 이 상선단이 전체 전시 수송량의 90%를 담당한다.

신속 활성화 훈련은 올해만 4번째 벌어졌다. 보통 훈련 대상은 3~5척이었다. 전시가 아닌 평시에 28척이 투입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수송사령부의 대변인인 케빈 스티븐 해군 대령은 “전시 준비태세를 점검하는 훈련”이라며 “대규모 훈련을 통해 유지ㆍ관리ㆍ운영에 관련한 지원 능력을 키우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단순 훈련의 차원이 아니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장전이 완료됐고 수일 내에 최선의 조치를 결정할 것”이라며 군사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처럼 보여준 뒤 이란을 압박하는 노림수라는 분석도 있다.

준비 예비대는 1977년 만들어졌다. 모두 46척의 상선으로 꾸려졌고, 이 가운데 35척은 자동차 운반선이다. 2척은 수송선, 6척은 보조 크레인선, 1척은 유조선, 2척은 항공 부품 수송선이다. 이라크전 당시 40척의 준비 예비대 선단이 활약했다.

미국은 준비 예비대 이외 국방 예비 선단(NDRF)을 보유하고 있다. 100척 넘는 수송선을 평시 빈 배로 정박했다가 유사시 가동하는 선단이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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