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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공소장 위조행위에도…대학들은 일단 '뒷짐'

중앙일보

입력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 교양학부 정경심 교수연구실이 굳게 닫혀 있다. [뉴스1]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 교양학부 정경심 교수연구실이 굳게 닫혀 있다.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이 공개됐다. 정 교수는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공소장에 '성명불상자와 공모해 총장 직인 임의로 찍었다' #사문서 위조 행위 적시…동양·부산대 기존 입장 유지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자택·병원 오가며 언론과 연락 끊어

17일 중앙일보가 국회에서 입수한 공소장에는 그가 공모자와 함께 임의로 상장 문구를 만들고 대학 총장 직인을 날인한 것으로 적시돼 있다. 정 교수가 자신의 딸(28)이 국내·외 유명 대학원 등에 진학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총장 명의 표창장을 임의로 만든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이렇게 정 교수에 대한 검찰 공소장이 공개됐지만, 동양대는 여전히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김소용 동양대 입학홍보팀장은 “공소장 내용을 떠나 검찰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지켜보고 있고 그에 따라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5일 김태운 동양대 부총장 역시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 등을 감안해 자체 조사 결과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야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정 교수의 딸이 재학 중인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측도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제진호 부산대 의전원 입학팀장은 “검찰 수사로 동양대 표창장 위조 여부가 드러나야 부산대 의전원 입학을 취소할지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며 “부산대 의전원 입학 취소는 동양대 수사 결과 등에 따라 결정되는 종속 변수다. 현재 부산대 의전원에서 내놓을 입장이 없다”고 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입구로 검찰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입구로 검찰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전후해 혼란에 휩싸였던 동양대는 여전히 크게 위축된 상태다. 대학 간부들, 관련 교수들 대부분이 언론과 연락을 끊고 상황을 주시하는 중이다. 동양대 관계자는 “지난 5일 구성된 진상조사단이 계속해서 이번 논란에 대한 진상 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사가 마무리되면 언론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공소장에 적시된 것처럼 정 교수가 총장 직인을 비정상적 절차를 통해 입수한 뒤 표창장에 찍었는지 여부도 진상 조사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동양대 관계자는 “총장 직인은 총무팀에서 전적으로 관리를 하기 때문에 이를 사용하려면 절차를 거쳐 허가를 받는 것이 원칙”이라며 “총장 직인이 어떤 경로로 표창장에 찍히게 됐는지 진상조사단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 교수를 둘러싼 의혹은 정 교수의 딸에게 수여된 총장 표창장 위조 의혹, 정 교수가 수행한 국비지원 연구용역에 딸이 보조연구원으로 수당을 받고 일한 의혹, 정 교수의 아들(23)도 총장 표창장을 받았다는 의혹, 동양대 교양학부가 진행한 인문학 프로그램에 정 교수의 아들이 자격이 되지 않는데도 참여했다는 의혹 등이다.

참고인 자격으로 표창장에 대해 검찰 조사를 받은 최성해(66) 총장은 현재 경북 영주 자택과 안동에 있는 병원을 오갈 뿐 학교엔 출근하지 않고 있다. 언론과의 연락도 사실상 끊은 상태다. 그는 추석 연휴 지인에게 “(표창장과 관련한) 모든 진실은 검찰 수사를 통해 다 밝혀질 것이다. 내가 한 모든 이야기는 다 진실에 근거한 것이다”고 전했다.

영주=김정석·김윤호 기자, 부산=이은지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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