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성폭행 혐의’ 정종선 고등연맹회장 영구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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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가 2차공정위원회를 열고 정종선 고등축구연맹 회장에 대해 영구제명을 의결했다. [연합뉴스]

축구협회가 2차공정위원회를 열고 정종선 고등축구연맹 회장에 대해 영구제명을 의결했다.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KFA)가 지도자 시절 선수 학부모를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정종선 고등축구연맹 회장을 영구제명 조치했다.

정 회장측 "모든 의혹 사실무근" 주장 #협회 "경찰 수사 결과 또한 같을 것"

KFA는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공정위원회(구 상벌위원회)를 열고 정 회장에 대해 성폭력 관련 협회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관련 처벌 중 가장 높은 단계인 영구제명 조치를 결정했다. KFA는 “정 회장은 변호인을 통해 제출한 소명서에서 관련 사실을 부인했지만 피해를 주장하는 당사자와 면담, 피해자 국선변호인 출석 진술 등을 바탕으로 정 회장의 혐의에 대해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영구제명이라는 중징계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영구제명은 선수 뿐만 아니라 행정가, 지도자, 감독관, 에이전트 등 축구와 관련한 행위를 일절 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정 회장은 축구협회가 지금 시점에 공정위원회를 개최한 것 자체에 대해 “정치적인 의도가 담겨 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정 회장은 공정위원회 개최에 앞서 법무법인 에이원을 통해 “성폭행과 횡령에 관한 의혹 모두가 사실무근”이라면서 “이번 수사 자체가 2020년에 열리는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서 반(反)체제 인사로 분류되는 나를 제거하기 위한 음모”라고 주장했다.

정종선 고등연맹 회장은 "성폭행과 횡령 관련 모든 의혹은 사실무근"이라 주장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정종선 고등연맹 회장은 "성폭행과 횡령 관련 모든 의혹은 사실무근"이라 주장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이와 관련해 축구계 일각에서는 정 회장 관련 경찰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협회가 한발 앞서 영구제명이라는 최고 수위 징계를 내린 것에 대해 “다소 성급한 결정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추후 경찰 조사 결과가 축구협회 징계와 다르게 나올 가능성에 대한 대비가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KFA 관계자는 “두 차례 공정위를 여는 과정에서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 이 문제로 추후 논란이 생길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면서 “성폭력에 대해 축구협회가 단호한 배척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주문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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