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부 다이 탕 베트남 차관 "내년 국영기업 IPO 쏟아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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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다이 탕 베트남 계획투자부 차관이 2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부 다이 탕 베트남 계획투자부 차관이 2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베트남에서 대규모로 국영기업의 IPO(주식공개상장)가 쏟아져 나올 겁니다. 한국 기업이 많은 관심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지난 2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난 부 다이 탕(Vu Dai Thang) 베트남 기획투자부 차관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부 차관은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한ㆍ베트남 경제부총리 회의’에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참가했다. 기획투자부는 베트남의 개발투자ㆍ국내외투자ㆍ경제특구 등을 담당하는 핵심 경제부처다.

이날 부 차관과의 인터뷰는 한국과 베트남의 경제협력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특히 베트남이 추진하는 국영기업의 민영화 등에 대한 이슈도 언급됐다. 부 차관은 민영화 과정에서 진행되는 IPO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강조했다.

한국과 베트남 경제부총리 간 대화가 이뤄질 만큼 양국 관계가 돈독해진 것 같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베트남에 방문했을 때 양국 경제부총리 사이의 대화를 제안한 이후에 만들어졌다. 지난 세월 동안 베트남과 한국의 관계는 돈독하다고 할 만큼 크게 발전했다. 양국 관계가 더 발전하기 위해 경제부총리 간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대화에 양국의 고위급 관료들도 많이 참석했다.
베트남에서는 차관급 10명 등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대화에 참여했다. 특히 경제 등 여러 중요한 부처의 차관이 대거 동행했다. 한국도 이에 상응하는 고위급 관계자들이 대화에 참한 걸로 안다. 올해 열린 대화가 그만큼 한국과 베트남 모두에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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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경제사절단의 방한 일정에는 국내 주요 경제단체와 대기업과의 면담도 포함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ㆍ금융투자협회에서부터 효성ㆍSKㆍ롯데 등 대기업과 면담을 이어갔다. 한국 기업의 베트남 진출을 독려하고 현지 투자와 신규 사업 등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다.

이들이 한국의 경제인들과 연이어 만날 만큼 공들이는 이유는 뭘까. 이는 베트남 정부가 추진하는 국영기업 민영화 정책과 연관이 깊다. 국영기업의 방만 경영 등이 지속해서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베트남조선공사 비나신(Vinashin)이 방만한 경영으로 해외 부채를 갚지 못하자 베트남의 국제신용평가가 추락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부 차관도 베트남 국영기업의 민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베트남의 국영 기업들이 점차 민영화 절차를 밟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베트남은 약 30년간 시장경제로 전환하면서 크게 성장했다. 앞으로의 성장을 위해서는 국영기업의 구조조정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2000년에 약 8000여개였던 국영기업은 현재 500여개로 줄어드는 등 성과도 내고 있다. 민영화를 위한 자산가치 평가 등도 마무리되는 단계다. 2019년 말이나 2020년쯤에는 국영기업의 대규모 IPO가 대대적으로 있을 것이다. 민영화 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외국 기업에도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어떤 기업들이 민영화될 예정인가.
베트남 통신공사인 VNPT, 전력발전공사인 GAMCO, 시중 은행 중 3위 안에 들어가는 베트남 농협은행 등도 IPO를 진행한다. 한국 기업들도 이런 대기업의 민영화와 IPO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국영기업의 민영화나 IPO 진행에서 한국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편인가.
한국 기업은 베트남의 1위 투자국이다. 또한 한국의 삼성ㆍLGㆍ효성ㆍ금호 등 대기업 생산단지가 베트남에 둥지를 틀면서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 앞으로 대규모 IPO가 쏟아져나올 텐데, 여기에도 한국 기업이 관심을 많이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홍남기 경제부총리와의 대화에서 한국 기업의 민영화 참여 부분을 상당히 심도 있게 논의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 @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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