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 "민주·한국당, 협박·읍소에도 협상 결렬…중재역할도 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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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연합뉴스]

왼쪽부터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연합뉴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16일 국회 정상화를 위해 연 3개 교섭단체 간 협상 결렬을 알리며 단독으로 6월 국회 소집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간 중재 역할을 해온 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 정상화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 바른미래당의 중재역할도 여기가 끝"이라며 계획대로 6월 국회 소집요구서를 단독으로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이날까지 3개 교섭단체 간 국회 정상화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단독을 6월 국회 소집 요구를 하겠다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압박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두 당과의 협상에 대해 "두 당 사이에서 화도 내보고 협박도 하고 읍소도 했지만, 둘 다 단어 하나하나에 집착하면서 협상은 한 걸음도 못 나갔다"며 양당 모두를 비판했다. 이어 "이제 내가 중재할 게 없다. 협상은 깨졌다"면서 "민주당과 한국당 중 한쪽이 포기하거나 한쪽이 (상대방 협상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국회 정상화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인영 원내대표는 만나고 왔고, 나경원 원내대표는 만나지 못하고 통화를 했다"며 "여전히 (민주당과 한국당이) 서로 입장을 양보하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 답답하다"라고 토로했다. 앞서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별도로 나 원내대표와 접촉을 갖고 이견 조율에 나섰지만, 협상에는 실패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경제 청문회' 개최 여부를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하고 "추경 심사에 앞서 경제청문회를 통해 경제 위기의 원인을 짚어야 한다"는 '최후 통첩'을 보냈다. 이에 민주당 측은 "뜬금없고 갑갑할 노릇"이라며 경제청문회 개최 요구를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뜻을 밝혔다.

오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내건 경제청문회 개최 요구에 대해 "(경제청문회를 열어) 어려운 민생문제 현안을 국회가 일정 부분 다룰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패스트트랙 법안과 관련한 논의가 진행되는 이어 "경제청문회를 꼭 국회 정상화의 전제조건으로 할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는 한국당이 협상에 진정성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오 원내대표는 타결이 되든, 되지 않든 바른미래당은 행동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예정대로 6월 국회 소집을 위한 의원총회를 내일 오후 2시에 열겠다"며 "국회 문을 열겠다는 의지가 있는 다른 당 의원들과 함께 단독 소집요구서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회를 열어야 한다는 절박한 생각을 가진 의원들이 75명을 훌쩍 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과 함께 소집요구서를 낼 계획은 없다"라며 민주당과의 합동 소집에는 선을 그었다.

또 그는 "소집요구서를 내면 국회가 열리기는 하겠지만, 그다음이 문제"라며 "국회가 비정상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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