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외교안보라인 서울 모인 날…북, 코앞 무력시위 극적 효과 노렸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한·미·일 안보회의(DTT)가 9일 서울 국방부에서 열렸다. 오전 랜들 슈라이버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차관보(왼쪽 넷째)와 마크 내퍼 국무부 부차관보(왼쪽) 등이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한·미·일 안보회의(DTT)가 9일 서울 국방부에서 열렸다. 오전 랜들 슈라이버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차관보(왼쪽 넷째)와 마크 내퍼 국무부 부차관보(왼쪽) 등이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북한은 한반도 정세 논의를 위해 미국·일본 외교안보 당국자들이 대거 서울을 방문한 9일 보란 듯이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쐈다. 북한이 서울에 모인 한·미·일 외교안보 당국자들 코앞에서 무력시위를 벌인 게 된다. 또 이날 저녁 8시30분에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을 맞아 생방송 TV 대담이 예정돼 있었다. 치밀하게 계산된 도발로 북한이 극적 효과를 노렸다는 분석이다.

3국, 북 발사 소식에 회의 연장

이날 오전 서울에선 한·미·일 당국자들이 만나는 주요 외교안보 회의가 외교부·국방부에서 진행됐다. 비핵화 협상 미국 측 실무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조찬을 겸한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했다. 정부의 대북 식량지원 계획과 지난 4일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엔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부차관보,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한반도 보좌관 등이 총출동했다.

관련기사

국방부에서 열린 제11차 한·미·일 안보회의(DTT)는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오후 5시 마무리될 쯤 북한의 발사체 발사 소식이 전해지며 회의를 연장해 논의를 지속했다고 한다. 정석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랜들 슈라이버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차관보, 이시카와 다케시 일본 방위성 방위정책차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해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3국 공조 방안을 논의 중이었다. 특히 미측에선 한반도 문제 전반에 관여하는 마크 내퍼 국무부 부차관보 대행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북한 발사체 3국 대책회의가 됐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현재 미국은 이란 핵합의 문제로 외교력이 분산돼 있다”며 “양쪽 다 집중하기 힘든 만큼 미국에 북한 문제는 양보하라는 압박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