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사무총장 "원유시장서 이란 제외 못 해…정치화 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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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왼쪽)과 트럼프 대통령. [EPA=연합뉴스]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왼쪽)과 트럼프 대통령. [EPA=연합뉴스]

모하메드 바르킨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은 이란의 원유 수출을 고사하려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바르킨도 사무총장은 2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열린 이란 석유전시회에 참석해 국제 원유시장에서 이란을 제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미국의 제재로 국제 원유시장에서 이란을 제외하는 게 가능한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불가능하다"라고 답했다. 이어 "현재 이란, 베네수엘라, 리비아에서 벌어지는 일은 전 세계 모든 시장에 영향을 끼친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미국은 5월 초 만료되는 제재 유예조치(SRE)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2일부터 이란의 원유를 제한적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제재 예외조치를 전면 중단했다. 또 베네수엘라와 리비아의 원유 수출도 제재하고 있다.

미국의 이같은 결정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발생하는 원유 공급 공백을 메울 준비가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두고 바르킨도 사무총장은 "OPEC은 집단 결정하는 기구로, 개별주의는 없다"며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의 대응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또 "OPEC은 정치화되지 않으려 한다. OPEC 회의에 올 때는 여권을 집에 놔두고 오라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바르킨도 사무총장과 만난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이란은 국익을 위해 OPEC에 가입했다"며 "다른 회원국이 이란을 위협하거나 국익에 해가 된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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