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담배 멀리하고 걸어라”…건강수칙 잘 지키는 동네 어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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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서울 송파구 보건소 금연클리닉에서 새해 금연결심자가 금연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지난 1월 서울 송파구 보건소 금연클리닉에서 새해 금연결심자가 금연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술·담배는 멀리하고, 음식을 덜 먹으며 자주 걷는다.’
가장 기본적인 건강 수칙이지만 이를 잘 지키기는 쉽지 않다. 잘 지키는 동네는 따로 있다. 흡연과 음주, 비만율 등 건강을 위해 유의해야 할 사항들이 전국적으론 줄어들지만 지역 간에 차이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254개 시군구에서 성인 22만8340명을 상대로 흡연율 등 21개 건강지표를 조사한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자료 : 질병관리본부]

[자료 : 질병관리본부]

흡연율은 평생 5갑(100개비) 이상 피운 사람 중 지금도 흡연을 하는 사람의 비율로 따진다. 전체 흡연율은 21.7%로 전년보다 변화가 없었다. 남성 흡연율도 40.6%로 0.1%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다. 하지만 시·군·구로 보면 남성흡연율이 가장 높은 곳과 낮은 곳의 격차 30.7%p로 전년 (28.6%p)보다 2.1%p 늘었다. 남성 흡연율이 높은 곳은 전남 완도(55.4%), 부산 중구(55.3%), 경북 군위(51%), 전남 영광(50.1%), 충북 진천(50.0%) 등이었다. 안병성 완도군 건강증진팀장은 “완도에는 수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은데 고된 직업이라 흡연을 하는 사람이 많고, 흡연의 유해함에 대한 인식도 부족한 것 같다”며 “본인이 원하면 흡연 등록 관리자로 지정해 금연 패치ㆍ치약 등 금연 유도를 지원하고, 금연아파트 지정, 어린이 교육 등 홍보와 교육을 통해 금연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 완도··부산중구·군위 남성 흡연자 많아 #경남 산청·서울 구로·부산 사상은 음주율 높아 #월간음주율 제외 주요 건강지표 지역 격차 커져

반면 남성이 담배를 덜 피우는 동네는 경기 성남 분당구(24.8%), 경남 산청(25%), 전남 고흥(29.1%), 서울 강동(29.6%) 등이었다.

[자료 : 질병관리본부]

[자료 : 질병관리본부]

최근 1년 동안 한 달에 1회 이상 음주한 사람의 비율인 월간 음주율은 전국이 60.9%로 전년보다 0.6%p 줄었다. 지역 간 격차는 25.7%p로 전년(27.9%p)보다 2.2%p 줄었다. 월간 음주율이 높은 데는 경남 산청(69.8%), 서울 구로구(69.3%), 부산 사상구(69%), 부산 금정구(68.5%), 경남 창원시 진해(68.3%) 등이었다. 낮은 곳은 전북 진안(44.1%), 전남 해남(44.5%), 전북 무주(47.2%) 등이었다. 구로구 관계자는 "고위험 음주자 관리에 집중하다 보니 한달에 1회 이상 음주한 사람에 대한 관리가 소홀했던 것 같다"며 "향후 구청 내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를 통해 고위험 음주자에 대한 관리를 더 강화할뿐 아니라 설문과 교육, 홍보·상담 등을 통해 음주율을 낮추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 : 질병관리본부]

[자료 : 질병관리본부]

비만율(자가보고)은 소폭 올랐다. 비만율은 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인구의 비율을 말한다. 지난해 전국 비만율은 31.8%로 전년보다 3.2%p 늘었다. 특히 지역 간 격차가 26.7%p로 2017년(20.7%p)보다 6.0%p나 늘었다. 비만율이 높은 동네는 인천 옹진(45.4%), 강원 정선(41%), 강원 화천(41%), 강원 철원(40.9%), 전남 영광(39.6%), 전남 완도(39.6%) 등이다. 낮은 곳은 부산 금정(18.7%), 전북 임실(21.8%), 대구 중구(23%), 경북 영양(23.3%) 등이다.

건강을 위해 필요한 운동을 하는 사람의 비율은 소폭 증가했다. 주 5일 이상 하루에 30분 이상 걷기를 실천한 비율인 ‘걷기 실천율’은 지난해 전국 42.9%를 기록했다. 전년(39.7%)보다 3.2%p 증가했다. 하지만 지역 간 격차는 70.4%p로 전년보다 9.1%p 늘어났다. 최하위인 경남 합천에선 걷기 실천율을 달성한 주민 비율이 14.4%에 불과했다. 반면 서울 올림픽공원과 잠실 한강공원 등 걷기 좋은 공원을 끼고 있는 서울 송파구의 걷기 실천율은 84.8%나 됐다. 지난해 최상위인 서울 송파구와 최하위인 경북 청송의 차이가 61.3%였는데 ‘많이 걷는 동네’와 ‘적게 걷는 동네’의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자료 : 질병관리본부]

[자료 : 질병관리본부]

결국 월간 음주율을 제외한 주요 건강지표에서 지역 간 격차가 심해졌다. 경제·사회적 수준이 좋지 않은 지역일수록 건강관리에 덜 신경을 쓴 탓이라 보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역 간 건강 격차의 원인 파악과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 및 사업이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며 “지역사회가 보다 건강해지고 지역 간 건강 격차가 감소하기 위해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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