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학년 모두 다른 ‘한지붕 세 수능’ 오늘 첫 고교연합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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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고교 모의고사인 3월 전국 연합학력평가가 7일 오전부터 전국에서 실시됐다. 김성태 기자

올해 첫 고교 모의고사인 3월 전국 연합학력평가가 7일 오전부터 전국에서 실시됐다. 김성태 기자

전국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됐다.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하며 고3의 경우 전국의 모든 고교가, 1·2학년은 경기도와 광주광역시를 제외한 모든 지역의 고교가 참여한다. 그러나 학년마다 수능체제와 교육과정이 달라 입시 준비에 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7일 오전부터 시작된 학력평가에는 전국 1891개 학교 107만명이 응시했다. 올해 고3 학생 수(51만명)는 지난해(57만명)보다 6만명 정도 적어 입시경쟁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 ‘불수능’의 여파로 재수생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전망돼 실제 경쟁률은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교육청이 주관하는 전국연합학력평가는 고교 재학생만 응시하기 때문에 실제 수능 등급컷과 차이가 난다”며 “재수생이 참여하는 6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모의평가부터 실제 입시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올해 입시의 특징은 1·2·3학년 모두 교육과정과 수능체제가 다르다는 점이다. 먼저 고3은 기존의 교육과정(2009 개정)을 따르지만 1·2학년은 새로운 교육과정(2015 개정)이 적용된다. 새로운 교육과정의 가장 큰 특징은 문·이과 구분을 없애고 학생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데 있다. 그래서 올해 2학년부터는 공통사회·공통과학 같은 통합 과목이 적용됐다.

지난해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을 발표하고 있는 김상곤 당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연합뉴스]

지난해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을 발표하고 있는 김상곤 당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연합뉴스]

 그러나 2학년은 아직 3학년과 동일한 수능체제가 적용된다. 원래는 교육과정이 달라지면 수능도 바뀌어야 하지만 2017년 대학입시개편이 1년 유예되면서 그 적용대상이 현 고2에서 고1로 미뤄졌다. 그 때문에 지금의 고2 학생들은 새로운 교육과정을 배우지만, 과거의 수능체제로 입시를 치러야 한다.

 다만 지금 고3과 비교해 달라지는 점도 있다. 고2가 치르는 2021학년도 수능에선 수학가형에서 ‘기하와 벡터’가 출제범위에서 제외된다. 1993년 최초 수능이 실시된 이후 처음이다. 대신 수학나형에선 ‘지수·삼각함수’가 포함된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지금 고2 학생들은 배운 내용과 평가 방법이 달라 다소 혼선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5교육과정에 맞는 새로운 수능 체제는 고1부터 적용된다. 이 때부터는 수능 체제가 대폭 변화한다. 수능 과목이 기존엔 모두 공통으로 치러졌다면 고1부터는 ‘공통+선택’ 구조로 바뀐다. 국어의 경우 ‘독서’와 ‘문학’은 공통으로 응시하지만 선택으로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수학은 문·이과 구분이 사라지고 ‘수학Ⅰ’과 ‘수학Ⅱ’를 공통으로 응시하고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중 하나를 선택한다.

 사회·과학도 17개 과목(사회탐구 9개·과학탐구 8개) 중 2개를 골라 응시하면 된다. 지금까지는 문과는 사회만, 이과는 과학만 선택해 시험을 봤다. 또 고2까지는 절대평가에 영어와 한국사만 적용되지만, 고1부터는 제2외국어와 한문도 포함된다. 수능과 EBS 연계 비율도 고2까지만 70%가 유지되고 고1부터는 50%로 감소한다.

 특히 올해 고3부터는 학생부 기재방식이 달라진다. 가장 큰 변화는 기재내용의 축소다. 먼저 창의적 체험활동 특기사항 분량이 기존 3000자에서 1700자로 줄었다. 고1부터는 수상경력을 학기당 1개만 적을 수 있고 방과후학교 활동사항은 기재할 수 없게 된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고교 1~3학년이 각기 입시 방식이 다른 ‘한 지붕 세 수능’ 체제이다 보니 자신에게 적용되는 입시 제도를 정확이 숙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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