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기도 모르는 진짜 영어] address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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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0호 29면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9일 2019년 연두교서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발표가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연두교서는 영어로 State of the Union address. 미국 상하원 합동의회에서 발표하는 이 연두교서를 통해 미국 대통령은 일년 동안의 국정운영 방침을 밝힌다.

address가 명사로 쓰일 경우 주소라는 뜻 외에 ‘연설’이라는 뜻이 있다. 대체로 대통령이나 총리 같은 고위직 정치인이 하는 연설을 가리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1일 무려 1만3000자에 달하는 신년사(New Year’s address)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를 향해 언제든(any time)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러면서도 대북 제재가 계속될 경우 새 길(new path)을 모색하겠다는 엄포도 했다.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이 ‘가시투성이 올리브 가지를 내밀었다(Kim extended an olive branch, but with very sharp thorns)’는 분석이 나온다. 원래 ‘올리브 가지를 내민다’는 ‘평화의 손길을 내밀다’는 뜻의 영어 표현이다.

김 위원장의 이번 신년사는 내용뿐 아니라 형식에서도 화제였다. 인민복을 벗고 양복 차림(wearing a western suit and tie)으로 가죽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해 화제가 됐다. 일명 ‘소파 신년사’다.

대기업 회장이나 기업 CEO의 신년사는 New Year’s address라고 하지 않는다. 서양에는 새해라고 해서 CEO가 신년사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이런 표현 자체가 낯설다. 그래서 한국 기업 CEO의 신년사를 영어로 표현할 땐 New Year’s message나 New Year’s speech 정도로 쓰는 게 적당하다.

서양에선 한 해의 마지막 날 송년 파티(year-end party)를 하는 경우는 있지만 새해 첫날 시무식은 안 한다. 새해 첫날은 그냥 New Year’s Day일 뿐이다.

한국 대통령은 신년사가 아니라 신년 기자회견(New Year’s press conference)을 통해 1년간의 국정운영방침을 발표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 본관에서 30분가량 회견문을 낭독한 뒤 영빈관으로 자리를 옮겨 내·외신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코리아중앙데일리 박혜민, Jim Bulley 기자 park.hy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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