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뼈 촬영에 혈액검사 추가하면 골다공증 정확한 진단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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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 환자 90만 돌파

골다공증 환자 수가 90만 명을 넘어섰다. 60대의 5명 중 1명, 70대의 2명 중 1명꼴로 골다공증을 겪는다. 골다공증을 방치하면 골절이 생긴다. 골다공증으로 대퇴골(넓적다리뼈) 골절이 생기면 사망률은 20%에 이른다. 하지만 심각성을 알고 치료에 매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뼈에는 신경이 없어 통증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골절되고 나서야 심각성을 깨닫는다. 실제로 골다공증 진단 후 1년간 치료를 유지하는 비율은 30%도 되지 않는다. 골다공증 원인과 진단·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손목·척추 부위 뼈 사진만으론 #미세한 변화 잘 드러나지 않아 #효과적인 치료제 선택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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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뼈도 늙는다. 뼈는 생성·성장·흡수 과정을 반복하며 변하는데, 1년마다 10%의 뼈가 교체되고 10년이 지나면 우리 몸의 모든 뼈가 새것으로 교체된다. 이는 뼈의 조골(造骨)세포와 파골(破骨)세포 역할 덕분이다. 결함이 있는 뼈는 새로운 뼈로 대체된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조골세포의 기능은 떨어지고 파골세포가 활성화되면서 뼈의 양은 줄고 약해진다.

방치하다간 치명적 골절 부를 수도 

골밀도는 여성의 경우 출생 직후부터 증가해 30대에 최고점에 이른다. 이후 폐경을 겪은 뒤 1년에 3~5%씩 급속히 감소한다. 이어 폐경 5년 뒤부터는 1년에 약 1%씩 감소해 60세가 되면 30대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다. 남성도 역시 30대에 최고 골밀도에 이른 다음 서서히 떨어져 90세가 되면 30대의 절반 수준이 된다.

골다공증을 가볍게 보는 사람도 많고 방치했다가 골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 정윤석 교수는 “특히 여성의 경우 50~60대가 넘어가면 뼈가 얼기설기한 상태가 되는데 젊었을 때처럼 무리한 동작을 하다 뼈가 부러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대한골다공증학회에 따르면 50세 이상 여성 43%가 골절을 경험한다. 특히 엉덩이뼈가 골절된 노인은 누워 있게 되면서 폐 기능이 급속히 떨어지고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을 막기 위해서는 정기 검진과 치료가 중요하다. 여성은 50세 이후, 남성은 60세 이후 1~2년에 한 번씩 검사를 받는 게 좋다. 골다공증 검사는 손목과 척추 부위 뼈 사진을 찍는 DXA 방식(이중 에너지 X선 흡수법)을 많이 쓴다. 뼈의 단면을 찍어 촘촘한 정도를 보는 검사다. DXA검사에서 T스코어가 -2.5 이하면 골다공증으로 진단한다.

뼈 검사론 1년 내 치료제 효과 몰라 

하지만 이는 골다공증 유무만 판별할 뿐 이 검사로 조골세포의 기능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파골세포 기능이 과도한지는 알지 못한다. 또 골다공증 치료제를 먹어도 1년 후에야 치료제에 의한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단점도 있다. 사진으로는 뼈의 미세한 변화가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이들 세포의 활성도를 알려주는 혈액검사(P1NP·CTX 테스트)를 추가로 하기도 한다. 정 교수는 “골다공증 약물은 크게 뼈를 생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약물과 뼈를 파괴하는 것을 막는 약물로 나뉘고 종류도 매우 많다”며 “혈액검사를 해야 어떤 치료제를 쓸지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혈액검사에서는 치료 약물의 반응을 2~3개월 만에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 교수는 “치료제를 써보고 3개월 후 혈액검사를 해서 해당 약물에 대한 효과가 없다면 빨리 다른 약물로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골다공증으로 진단 받은 뒤에는 치료를 계속 이어나가는 게 중요하다. 증상이 없어도 뼈는 계속 소실되기 때문에 약물을 임의로 중단해서는 안 된다. 음식 섭취에도 신경 써야 한다. 칼슘은 하루 1000㎎, 비타민D는 800IU를 섭취하면 된다. 운동도 게을리하면 안 된다. 정 교수는 “걷기 운동 같은 체중 부하 운동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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