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조명균, 폼페이오 만난다 … 통일부, 미 국무부와 직거래 이례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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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1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4박5일간의 미국 방문을 위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1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4박5일간의 미국 방문을 위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13일 미국으로 향했다. 15일(이하 현지시간) 통일부가 주최하고 미국 우드로윌슨센터와 경남대 산학협력단이 공동 주관하는 ‘2018 한반도 국제포럼(Korea Global Forum)’에서 기조연설을 하기 위해서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전문가들과 한반도 문제를 놓고 의견교환도 할 예정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우리 정부의 통일·대북 정책을 설명하고, 남북관계와 통일문제에 대한 동포 사회의 이해와 협조를 증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명목상으로 세미나 참석과 한반도 전문가들과의 토론을 위한 방미란 설명이다.

미국이 남북관계 제동거는 상황 #조 장관, 대북 정책 설득 가능성

조 장관의 일정 중 주목되는 부분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면담이다. 또 조 장관은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과도 만나기로 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다. 지금까지 통일부와 조율을 거친 외교부가 국무부를 상대하는 구조였지만 조 장관이 ‘직거래’에 나선 것이다. 통일부는 “오래전부터 추진해 왔던 일정”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조 장관이 정체된 북·미 및 남북관계에 숨통을 틔워줄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지난 8일 북·미 고위급 접촉이 연기된 직후 진행되는 방미여서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통일부가 국무부를 직접 상대하는 건 이례적”이라며 “미국이 남북관계에 제동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통일부가 직접 국무부를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하는 미국 내 시각을 감안하면 이런 설득이 쉽게 먹히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2일 일본을 방문해 13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회담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된 비핵화를 실현할 때까지 (대북)압력과 제재는 강력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아베 총리 본인의 활약과 일본의 해상작전으로 불법적인 북한의 해상운송을 단속할 수 있었다”며 “이런 노력 등에 의해 북한이 협상장에 나왔다”고 말했다.

미국 측 브리핑에 따르면 아베 총리와의 회담에서 펜스 부통령은 “그(완전하고 검증된 비핵화)보다 덜한 것은 미국과 일본, 전 세계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 아베 총리도 회담 뒤 회견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계속 완전하게 이행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며 “안보리 결의가 금지하고 있는 해상 환적 등에 대한 대처 문제에도 양국이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정용수 기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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