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다시 트럼프와 맞붙나? 전 보좌관, "클린턴, 2020년 대선 출마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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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전 장관은 현재 민주당 진영에서 75%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미국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미완의 임무를 갖고 있다.”

지난 달 24일 미 플로리다에서 중간선거 민주당 후보 지원 연설을 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EPA=연합뉴스]

지난 달 24일 미 플로리다에서 중간선거 민주당 후보 지원 연설을 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EPA=연합뉴스]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패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2020년 대선에 다시 도전할 것이라고 그의 측근 인사들이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주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서 차기 대선 후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나온 발언으로 주목된다.

1995년부터 2008년까지 클린턴의 여론담당 보좌관을 지낸 마크 펜과 민주당 소속 뉴욕시의회 의장이었던 앤드류 스타인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실은 기고문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자신을 진보진영의 선동가(firebrand)로 재창조하면서 2020년 민주당 후보 자리를 쉽게 거머쥘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기고문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1999년 정치 입문 이후 현재까지의 행보를 3단계로 구분하면서, 2020년 대선에서는 더 진보적인 가치로 무장해 ‘힐러리 4.0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했다. “클린턴 전 장관이 지난 2년 간 (지난 대선에서) 자신이 잘못한 점을 극복하고, 어떻게 그(트럼프)를 이길 것인가를 알았을 것”이라며 “자신의 지지층인 프로페셔널한 여성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부금을 모으고, 미투(MeToo) 운동과 보편적 의료보험 및 총기 규제 등의 정책을 내세워 트럼프를 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또 현재 민주당의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들에 대해 “서투른 아마추어”라고 지적하며, “마이크 블룸버그는 출마를 포기하고 클린턴을 지지할 것이고, 조 바이든은 결코 클린턴을 이길 수 없다”고 단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AP=연합뉴스]

클린턴 전 장관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대선 재출마 가능성을 부인해 왔다. 그러나 지난 달 27일 IT 전문매체 리코드와 가진 인터뷰에서 다음 대선에 나갈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No)”라고 한 뒤 잠시 후, “나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I’d like to be president)”고 덧붙여 출마 가능성에 대한 추측을 증폭시켰다.

펜과 스타인은 이에 대해 “클린턴 전 장관이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하더라도 너무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며“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실제 출마하기 전까진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었다”고 주장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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