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단, 오전에 김정은과 100분 면담 … 북측 인사 없이 5명이 만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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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특사단은 지난 5일 평양에 도착한 지 1시간30분 만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100분 이상 면담했다. 그러나 지난 3월 1차 방북 때와 달리 김 위원장과의 오찬이나 만찬은 없었다.

“김여정 불참 이유 들었지만 함구”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6일 “김 위원장과의 면담은 어제 오전 10시30분부터 낮 12시10~20분 정도까지 진행됐다”며 “면담을 마친 뒤 오찬은 고려호텔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 5명과 같이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찬을 마친 뒤엔 남북 간에 정상회담을 위한 협의를 오후 3시부터 진행했다”며 “그게 길어지면서 북쪽에서 내놓은 저녁식사를 우리 특사단 다섯 분끼리 하고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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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사단 귀환 직전 “예정에 없던 만찬을 하는 것을 보면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것 같다”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언급으로 기대감이 높아져 있던 상황이었지만 만찬에 결국 북측 배석자는 없었던 셈이다.

특사단이 김 위원장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직접 전달한 점 등은 소기의 성과로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물론 북측 인사 없이 우리 특사단끼리 식사한 것은 1차 방북 때와 비교해 환대의 수준이 낮아졌다는 평가다. 당시에는 평양에 도착한 지 3시간 만에 김 위원장을 만나 4시간 넘게 접견과 만찬을 함께했었다. 김 대변인은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협상이 길어지면서 (남북이) 같이 저녁을 먹진 않았는데 왔다갔다하면서 협상하며 식사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 면담 자리에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김 부부장은 지난 3월 특사단 방북 당시 김 위원장 접견 자리에 배석한 데 이어 4·27 남북 정상회담과 6·12 북·미 정상회담에선 오빠인 김 위원장을 그림자 수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대변인은 “(김 부부장의 불참에 대해) 제가 들은 이야기가 있지만 굳이 공개할 성격은 아니다”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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