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8월 판매 성적표, 현대차 빼고 모두 '낙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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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완성차 회사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를 제외한 모든 회사의 판매가 감소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3일 공개한 지난달 판매 실적 집계 결과다. 이에 따르면 현대차는 8월 국내에서 5만8582대, 해외에서 32만5861대 등 총 38만4443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같은 달보다 판매량이 9.2% 증가했다.

자동차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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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소비세 인하와 투싼 부분변경 모델 출시 덕분에 국내 시장에서 힘을 냈다. 신형 투싼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4000대 판매를 돌파했다. 또한 싼타페와 그랜저는 각각 9805대, 8905대씩 팔리며 판매를 이끌었다. 싼타페는 국내 시장에서 6개월 연속 최다 판매 모델에 등극했다. 해외 판매는 중국과 중남미ㆍ아시아 등 신흥 시장에서 판매가 늘었다. 다만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회복은 지난해 실적이 바닥을 친 탓에 기저 효과가 작용했다. 이 때문에 큰 성장을 이뤘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아차 중국 판매 부진에 0.2% 감소 #한국GM 전년 동월 대비 44.1% 줄어

현대차 8월 판매 실적. 자료: 현대차

현대차 8월 판매 실적. 자료: 현대차

현대차 외에는 모든 브랜드의 판매가 저조했다. 기아자동차는 총 22만3648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같은 달 대비 0.2% 감소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국내에선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개별소비세 인하와 신형 K9 등의 출시 효과 등으로 판매량이 7.7%나 늘었다. 그러나 임금 단체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부분파업 등으로 생산 물량이 감소하면서 해외 시장에서 판매가 2.0% 줄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러시아와 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서는 고르게 판매가 증가했지만,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이 뼈아팠다”고 말했다.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의 성적은 더 처참했다. 한국GM은 지난달 총 2만3101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1% 판매가 줄었다. 국내 시장 판매량은 7391대로, 3위 쌍용차보다 1664대가 적었다. 오랜 기간 3위를 유지해왔던 한국GM에겐 굴욕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가장 최근에 출시한 모델인 이쿼녹스는 97대밖에 안 팔렸다. 그렇지 않아도 적었던 7월 판매량 191대에서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르노삼성은 그나마 내수에서 13개월 만에 판매가 늘며 반등을 일궈냈지만, 해외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54.9%나 줄면서 빛이 바랬다. 8월 휴가로 인해 공장을 2주가량 닫은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의 지난달 판매량은 앞선 7월(1만963대)의 절반 수준인 5625대로 추락했다.

한국GM 8월 판매 실적. 자료: 한국GM

한국GM 8월 판매 실적. 자료: 한국GM

7월에는 전년보다 국내ㆍ해외 판매 모두 증가했던 쌍용자동차 역시 지난달엔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국내에선 렉스턴 스포츠의 판매가 전달보다 주춤하며 전체 판매가 7.8% 감소했고, 해외 판매 역시 티볼리가 부진하며 18.2%나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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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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