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정기국회가 오늘 개막된다. 각종 국내 경제지표가 위기 조짐을 나타내고, 북한의 비핵화 문제도 새로운 고비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열리는 정기국회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두 번째 열리는 이번 정기국회는 20대 국회가 사실상 성과를 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할 수 있다. 2020년 총선이 예정돼 있어 내년부터는 정치권의 총선체제 전환이 불가피한 까닭이다.
역설적으로 그래서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큰 것도 사실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1대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을 이뤄내려면 문재인 정부를 지원할 입법 성과를 반드시 내야 한다. 야권 또한 정부를 견제하고 민생을 책임지는 수권정당의 자격을 입증해야만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을 수 있다. 따라서 소득주도 성장과 최저임금, 판문점 선언 비준 등 현 정부의 경제·사회·안보 정책, 470조5000억원에 달하는 수퍼예산 등을 놓고 충돌이 예상된다.
하지만 각 당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국민과 민생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특히 이번 정기국회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 돌아온 ‘올드보이들’이 이끄는 첫 정치 시험대다. 그들은 보다 심모원려한 비전과 원숙한 협상력을 발휘해 진정한 협치와 국정 동반자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구시대 회귀’를 우려하는 국민 불안을 씻어줘야 한다.
세 대표와 김 위원장은 8월 임시국회에서 불발된 인터넷전문은행설립특례법안, 상가임대차보호법 등 민생경제법안부터 우선 처리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치열한 정책 논쟁은 환영하지만 그 과정에서 서민과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것은 막아야 한다. 그것이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를 열 수 있는 올드보이들의 시대적 소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