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진 이재영 21득점, 아시안게임 2연승 견인

중앙일보

입력

21일 카자흐스탄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공격을 시도하는 이재영. [뉴스1]

21일 카자흐스탄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공격을 시도하는 이재영. [뉴스1]

확실히 강해졌다. 여자배구 대표팀 윙스파이커 이재영(22·흥국생명)이 아시안게임 2연승을 이끌었다.

차해원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세계랭킹 10위)은 2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배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배구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카자흐스탄(21위)을 세트 스코어 3-1(25-9, 25-14, 28-30, 25-20)로 이겼다. 인도전 3-0 승리에 이어 2연승을 거둔 한국은 23일 중국과 3차전을 치른다. 2016 리우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중국은 세계랭킹 1위로 이번 대결이 사실상 조 1위 결정전이나 다름없다. 이번 대회에선 조 1~4위까지 8강에 진출한다.

수훈갑은 이재영이었다. 인도전에서 서브 에이스 7개를 기록하며 팀내 최다득점(12점)을 올린 이재영은 이날도 블로킹 4개, 서브득점 2개를 포함해 21점을 올렸다. 범실은 1개 뿐이었고, 공격효율도 37.84%로 팀내 최고였다. 박정아(도로공사), 김수지(IBK기업은행)가 나란히 13점, 김연경(터키 엑자시바시)은 12점을 올렸다. 에이스 김연경의 체력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이재영이 완벽하게 해냈다. 컨디션이 절정에 오른 이재영은 세터 이효희(도로공사)와 호흡을 맞춰 후위공격까지 퍼부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약속한 이다영(위), 이재영(아래) 쌍둥이 자매. 프리랜서 김성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약속한 이다영(위), 이재영(아래) 쌍둥이 자매. 프리랜서 김성태

이재영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쌍둥이 동생 이다영(현대건설)과 함께 대표로 발탁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당시엔 부상 때문에 제대로 경기를 뛰지 못했다. 화제를 모으며 프로에 뛰어든 그는 신인왕을 차지한 데 이어 2016-17시즌엔 팀 우승을 이끌고 MVP까지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이재영에게 괴로운 성장통이 다가왔다. 부상으로 대표팀에 빠졌고, 화근이 돼 비난 여론까지 맞아야 했다. 부상에서 회복되자마자 팀에 합류했지만 이번엔 외국인 선수 문제로 팀이 꼴찌로 추락했다. 이재영은 "허리, 어깨, 무릎 다 안 좋다. 살도 많이 빠졌다. 지난 시즌에 비해 3~4㎏ 빠졌다"고 괴로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아픔은 이재영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시즌 뒤 치러진 네이션스리그에 출전한 이재영은 중국과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쳐 승리를 이끌었다. 대표팀 주축 선수들 일부는 체력 안배를 위해 빠지기도 했지만 이재영은 쉼 없이 경기에 나갔다. 김연경 없이 공수에서 중심이 되는 귀중한 경험도 했다. 차해원 감독이 추구하는 빠른 배구에도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한 번 금메달을 따내겠다"는 이재영의 꿈은 조금씩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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