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누가 키스해주죠?”…‘동굴소년’ 구조 중 숨진 대원 아내의 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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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동굴기적 의사자가 생전 아내와 다정하게 찍은 사진 [카오솟 캡처=연합뉴스]

태국 동굴기적 의사자가 생전 아내와 다정하게 찍은 사진 [카오솟 캡처=연합뉴스]

태국 동굴에 갇혔던 유소년 축구팀 선수와 코치 등을 구조하는 작업에 참여하다 숨진 사만 푸난(37) 태국 해군 네이비실 대원의 아내가 남편을 향한 애틋한 그리움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표현했다.

11일 일간 카오솟에 따르면 사만의 아내 발리뽀안쿠난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남편과 다정하게 찍은 사진과 함께 사랑을 듬뿍 담은 글을 올렸다.

발리뽀안은 “당신이 그리워요. 너무 사랑해요. 당신이 마치 내 심장인 것처럼 사랑해요”라며 “당신을 왜 그렇게 사랑하는지 모르겠지만 이제 내가 잠에서 깼을 때 누가 나에게 키스해주지요?”라고 사무치는 그리움을 표현했다.

이어 "시간을 되돌려 그것을 영원히 멈출 수 있으면 좋겠어요"라는 말로 졸지에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비통함을 나타냈다.

발리뽀안은 사만이 숨진 다음 날인 지난 7일에도 소셜미디어에 “당신은 영원히 나와 함께 할 거예요. (이 세상에) 당신 같은 사람은 없어요”라는 글을 올렸다.

또한 그는 “당신이 나와 함께 있지 않으면 숨 쉬고 싶지도 않아요”라며 “우리 함께 살겠다고 약속했었으니까요”라고 말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앞서 사만은 지난 6일 오전 1시께 동굴 내 3번째 공간에 산소 탱크를 전달하고 돌아오던 도중 산소 부족으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병원으로 이송된 뒤 숨졌다.

이틀 뒤인 8일부터 3일간 본격 진행된 구조작업으로 소년 12명과 코치 1명은 전원 무사히 구조됐다.

사만은 해군에서 전역한 뒤 태국공항공사(AOT) 보안요원으로 취직해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서 일했으며, 소년들이 동굴에 갇혔다는 소식을 듣고 구조대원으로 자원했다.

이 같은 소식을 들은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은 사만에 대해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고 명예로운 장례식을 치러주기로 했으며, 숨진 사만의 가족을 특별히 보살필 것을 지시했다.

첼타자이피움 태국 해군 대변인은 국왕의 뜻에 따라 사만에 대해 특별 진급을 추진할 예정이며, 유가족도 지원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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