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특검, 돈 흐름 본격 조사 … 서울국세청 조사4국 요원 합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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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허익범. [뉴스1]

허익범. [뉴스1]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국세청 최정예 요원들이 합류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2일 “정부기관 파견자들이 오늘부터 출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 한 주 파견 검사들 위주로 수사기록을 검토해 온 특검팀이 사실상 수사라인을 완비하고 본격 수사 채비에 나선 것이다. 파견자 중에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소속 관계자도 2명 포함됐다. ‘국세청의 특수부’로 불려 온 이곳은 주요 기업 대상 특별세무조사를 주로 맡아 왔다. 이들은 탈루 의혹을 비롯해 ‘드루킹 사건’에 연루된 주요 관련자들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일을 맡게 될 것이라고 특검 측은 설명했다. 특검팀은 또 과거 국가정보원에서 근무했던 전문가 등을 포함해 15명 안팎의 포렌식팀도 꾸렸다. 디지털 증거물을 분석해 범죄 단서를 찾아내는 역할을 맡는다.

국정원 출신 등 15명 포렌식팀 구성 #총영사 추천된 변호사도 불러 조사

수사팀 업무 분장이 정리됨에 따라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에선 “이번 수사는 한 달 안에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을 확보하느냐에 성패가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와 관련해 특검팀은 드루킹 측의 한 변호사 컴퓨터에서 의심스러운 파일을 다수 발견했다. 특검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압수수색을 통해 이 파일을 찾았다. 이 중 대부분이 비밀번호가 걸려 있는 등 의심이 가는 부분이 많아 이를 분석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일부 복구한 파일 안에는 댓글 작업 내역과 성과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날 드루킹 김동원씨가 지난해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한 도모 변호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그는 추천된 후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만나 면담까지 하는 등 ‘인사 청탁’ ‘청와대 개입 여부’ 등 제기된 의혹의 중심에 선 핵심 인물이다. 앞서 도 변호사는 중앙일보 기자와 만나 “특검에 나가 모든 것을 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법조계에서는 특검 수사의 핵심이 드루킹의 댓글 조작에 김 지사가 관여했는지, 실제로 관직 인선 문제 등을 여론 조작 활동의 대가로 논의했는지 등을 투명하게 밝히는 데 있다고 본다. 김 지사 측은 “이런 의혹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현일훈·정진우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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