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박성중 메모는 오해…지금은 서로 용서할 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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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

[사진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한국당 친박·비박 간 계파 갈등을 불러일으킨 박성중 의원의 메모 논란과 관련해 “오해는 오해”라며 “이로 인해 불신이 더욱 커지고 큰일을 그르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금은 서로 화해하고 용서할 시기이며, 남의 탓이 아닌 자기 탓을 할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한국당이 처한 위기와 관련해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있겠느냐”라며 “우리 모두 자중자애하면서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를 이야기하자”고 덧붙였다. 앞서 박 의원은 자신의 휴대전화에 친박 핵심 의원들의 이름과 함께 ‘적으로 본다. 목을 친다’ 등의 내용이 적힌 메모가 공개돼 곤욕을 치렀다. 특히 박 의원이 해당 메모가 복당파 의원모임에서 나온 이야기를 적은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친박 의원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김 의원은 “정치권의 모든 싸움은 공천권 싸움이고, 공천권 확보를 위해 계보를 만들고 줄 세우기에 나서는 것”이라며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저희 당은 수차례에 걸친 각종 회의와 의총을 거쳐 상향식 공천을 당론으로 확정했고 당헌·당규를 개정했다. 그 결과 87.53%는 상향식 공천을 했으나 나머지 12.47%를 전략공천 즉 원칙을 어긴 공천을 하려다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당 대표임에도 불구하고 지역구나 비례(대표)에서 단 한명도 추천하지 않았고 계보도 만들지 않았다”며 “당 대표 시절 계보도 만들지 않았던 제게 계보의 수장 운운하는 것은 당치 않은 주장”이라고 했다. 최근 ‘친박 좌장’ 서청원 의원의 탈당하자 일부 친박 의원들이 김 의원을 ‘비박 좌장’으로 지목하며 탈당을 요구하고 나선 데 대한 반박이다.

그는 또 친박 의원들이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것에 대해서도 “당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김 원내대표를 더는 흔들어서는 안 된다”며 “김 원내대표도 의원들의 뜻을 존중하고 경청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격한 말과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동이 당내 구성원들의 마음을 다치게 하고 불신을 키우며 당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만큼 김 권한대행의 언행 변화를 저부터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을 국민께 제대로 알리고 실천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할 때”라며 “과거에 얽매여 구성원 간에 서로 분란만 키워서는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뭉치지 않으면 설 곳이 없어진다는 사실을 깨닫고, 내가 아닌 우리를 생각하고 과거가 아닌 미래를 같이 도모하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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