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즐겨보는 폭스뉴스 "독재자끼리···" 방송사고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오후 싱가포르 파야레바 공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스트레이츠타임스 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

미국의 보수성향 방송인 폭스뉴스의 한 진행자가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싸잡아 ‘독재자’로 칭했다가 사과했다.

이 방송의 간판 프로그램의 하나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즐겨 시청하는 ‘폭스 앤드 프렌즈’의 진행자 애비 헌츠먼은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열리는 북미정상회담 개최국인 싱가포르 공군기지에 도착한 전용기에서 내리는 장면을 전하며 방송사고를 냈다.

러시아 주재 미 대사인 존 헌츠먼의 딸인 헌츠먼은 “거기(싱가포르)에는 김정은도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독재자 김정은과의 역사적 정상회담을 우리가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가 막 계단을 내려와 싱가포르에 발을 디디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헌츠먼은 초대 손님인 앤서니 스카라무치 전 백악관 공보국장을 향해 “앤서니, 이 순간에 대해 평가해 달라”며 “내 말은, 이것은 역사다. 우리는 역사를 살아가고 있다. 회담에서 두 독재자 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상관없이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 이것이 역사”라고 말했다.

당시 스카라무치 전 국장은 헌츠먼의 ‘독재자’ 언급을 알아채지 못한 눈치였다.

이후 ‘독재자’ 발언을 놓고 시청자와 네티즌 사이에 논란이 일자 헌츠먼은 방송 말미에 “라이브 방송에서는 종종 그렇듯이, 항상 완벽한 것은 아니”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을 내가 독재자로 불렀다. 의도한 것은 아니라 실수다. 사과한다”고 말했다.

[사진 애비 헌츠먼 트위터 캡처]

또한 헌츠먼은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리며 “사과한다. 나는 절대 완벽한 인간이라고 주장하지 않겠다”라며 “우리는 모두 살다 보면 실수를 하며, 나는 많이 한다. 우리 모두 이만 진짜 중요한 것으로 옮겨가자”라고 적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