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 간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논의가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김 후보는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장 선거는) 그냥 간다. 일로매진(一路邁進)”이라고 했다.
안 후보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단일화는) 유권자가 판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저야말로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붙어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확장성이 제한이 돼 절대 이길 수 없다"고 덧붙였다.
물밑 교섭을 이어가던 양측 단일화 논의는 안 후보가 지난 24일 "단일화는 유권자가 가능성이 높은 곳에 지지를 모아주셔야만 이뤄지는 것"이라며 '표심에 의한 단일화'를 언급한 이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김 후보 측은 "김 후보 사퇴를 전제로 한 발언"이라며 불쾌한 표정이다. 김 후보는 “단일화는 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안 후보가 맞장구를 쳐줘야 하는데, 제가 들어가버린다고만 하니 오해가 일어난다”고 전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우리 후보가 단일화 얘기 꺼내도 안 후보 측은 ‘김문수 사퇴 수순 밟기’로 치부하는데 논의를 더 진행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김 후보는 토론회에서 “단일화 가능성이 제로(0)냐”는 질문에 “제로라는 것은 정치에 잘 없지 않냐”며 여지를 뒀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단일화 방법과 방향에 대한 이견이 서로에게 있지만 야권 표가 분열돼서 이길 수 없다는 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고 말했다.
◇안 후보 '국철 지하화' 공약=안 후보는 이날 지상을 다니는 서울의 국철 구간을 지하화 해 숲길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경부선과 지하철 1호선(금천구청~서울역 구간) 등 6개 노선, 57㎞ 철로가 지하화 대상이다. 안 후보는 “국철이 지하로 들어서면 철길이 15개 구를 가로지르는 공원으로 변해 서울 전역이 천지개벽을 이룰 것”이라며 “도시에 숨길, 바람길을 만들어 미세먼지가 정체되지 않도록 하는 획기적인 미세먼지 대책”이라고 소개했다. 안 후보는 예상사업비 7조~8조원에 대해 “주변 부지 개발 수익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효성ㆍ홍지유 기자 hyoz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