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산곶서 백령도까지 15km…어떻게 넘어왔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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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북한 남성 주민 2명이 19일 새벽 작은 목선을 타고 서해 상으로 귀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방송화면 캡처]

[사진 방송화면 캡처]

정부 소식통은 이날 “오늘 새벽 인천 옹진군 백령도 북쪽 해상에서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소형 선박(목선)이 포착돼 해군 고속정이 접근했다”며 “이 선박에는 40대 북한 남성 2명이 타고 있었고, 이들은 귀순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당초 귀순자들은 군 장교 1명과 주민 1명으로 알려졌지만 관계기관 조사 결과 2명 모두 민간인으로 확인됐다. 귀순자의 진술과 복장 때문에 북한군 소좌(소령)가 귀순했다고 보고되는 혼선이 있었다.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30분쯤 백령도 서북방 해상에서 노를 젓는 소형선박 1척이 해경 고속정에 의해 발견됐다. 해군·해경 합동으로 이들을 구조했다.

이들은 해경의 500t급 중형함정으로 호송돼 11시 20~30분께 인천 해군 부두를 통해 들어와 곧바로 서울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정확한 귀순 경로는 조사가 이뤄져야 알 수 있다. 하지만 백령도와 가까운 북한 황해남도 용연군 장산곶까지 직선거리 약 15㎞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은 야음을 틈타 귀순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 이들이 해상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전날 18일의 월몰시간은 오후 10시 35분으로 자정을 전후로 서해는 매우 어두운 상태였다. 만약 한밤중 귀순을 시도했다면 북한군의 경비·정찰을 피해 빠져나오기는 좋은 환경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이날 새벽 2시~2시 30분께서해 인근 지역은 바다에서 조수가 빠져나가 해수면이 가장 낮아진 상태인 간조였기 때문에 소형선박이 썰물을 타고 큰 바다로 나오기도 좋은 환경이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밖에도 이들이 바다에서 조업 중 표류했을 가능성 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 관계 당국은 현재 이들에 대한 합동신문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주민이 서해 상으로 귀순한 건 지난해 8월 20대 남성 한 명이 서해 교동도로 넘어온 이후 9개월 만이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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