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용 건물 수요 증가 … 한국 부동산 시장 전망 긍정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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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스티브 랄프 라살자산운용 증권부문 전략 총괄

스티브 랄프 라살자산운용 증권부문 전략 총괄

“금리가 오르더라도 부동산은 여전히 유망한 시장이다. 앞으로 4년간 세계 부동산 자산가치는 매년  평균 4%씩 올라갈 것으로 전망한다.”

라살자산운용 스티브 랄프 총괄 #부동산 펀드, 대체 투자처로 적합 #기관서 개인 주도로 시장 바뀔 것

스티브 랄프(사진) 라살자산운용 증권부문 전략 총괄을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지사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미국계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라살자산운용 증권부문에서 상품 전략과 사업 개발을 책임지고 있다.

랄프 총괄은 “부동산 자산가치 상승에 연 4% 배당을 더해서 1년 8% 정도의 부동산 펀드 수익률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어느 국가 부동산 시장이 특히 유망한가.
“미국 부동산은 현재 매력적인 시장 중 하나다. 또 추천한다면 홍콩과 일본, 영국 정도다.”
시중금리가 올라가고 있는데 부동산 경기에 부정적이지 않을까.
“제가 꼽은 국가는 공통으로 펀더멘털(경제 기초지표)이 좋으나 부동산 시가가 싸게 형성돼 있다. 가격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미국은 펀더멘털 이외에도 부동산의 수요와 공급이 잘 맞아 떨어지고 있고 경제 전망도 밝다. 일본·홍콩도 비슷한 이유로 유망하게 본다.”
영국 시장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변수로 불안하지 않나.
“부동산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건 본질 가치와 시가의 차이다. 영국은 브렉시트 우려로 부동산 유동성 공급이 단기적으로 막히면서 시가가 낮게 형성됐다. 영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워낙 좋기 때문에 브렉시트 고비를 충분히 잘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 지금이 오히려 투자하기 좋은 상황이라고 본다.”
한국 부동산 시장은.
“그동안 높았던 한국 사무용 건물(오피스)의 공실률이 최근 낮아지고 있다. 오피스 수요도 늘고 있다. 소매 상가에 대한 소비자 수요도 늘고 있다. 한국 부동산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국에서 대체 투자처로서 부동산 펀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투자 다변화, 분산 차원에서 세계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늘고 있다. 분산 투자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부동산 대체 투자가 필수 항목이다. 주식이나 채권보다 부동산은 위험 대비 수익률(위험 조정 수익률)이 우월하다. 과거 부동산 펀드 투자는 기관투자가 중심이었지만, 최근 한국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부동산 펀드 시장에 새로 진입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부동산 펀드 시장은 자산가나 기관투자가가 거액을 투자하는 사모펀드 중심이다. 개인 투자자의 부동산 펀드 소액 투자가 쉽지 않다.
“호주나 미국도 과거 거쳤던 일이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커가면서 대형 연기금이 리츠(REITs, 부동산투자신탁) 같은 부동산 펀드 상품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근로자가 직접 퇴직연금 자산을 운용) 투자가 늘면서 부동산 펀드에서 개인의 활동 영역이 커졌다. 한국에서도 앞으로 비슷한 형태의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라살자산운용

1978년 설립된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다. 미국 시카고에 본부를 두고 있다. 운용 자산은 590억 달러(약 63조원)로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서울 나라종금 빌딩, 코카콜라 물류센터 등 국내 부동산에 8000억원을 투자했다.

조현숙·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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