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싼타페 중고차 가치 가장 높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현대차가 21일 출시한 신형 싼타페. [사진 현대차]

현대차가 21일 출시한 신형 싼타페. [사진 현대차]

국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 중고차 가치가 가장 높은 차량은 현대차 싼타페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앙일보가 1일 자동차 거래 애플리케이션 직카의 빅데이터연구소에 의뢰해 감가상각률을 분석한 결과다.

공장·기계설비나 제품은 시간이 지나면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는데, 특히 유형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는 비율을 감가상각률이라고 한다. 자동차도 출고 이후 운행을 많이 할수록 판매할 때 받을 수 있는 가격이 내려가는데, 특히 신차 가격 대비 중고차 판매가격의 평균치를 집계했다.

직카 빅데이터연구소가 엔카·보배드림·KB차차차·다나와 등 4개 중고차 매매 웹사이트에서 국내 5개 자동차 제조사의 23개 SUV 차종 거래가격을 분석한 결과, 2년 후 감가상각률은 싼타페가 최저였다. 평균 3095만원에 구입한 싼타페는 2년 후 통상 2658만원에 거래됐다(-16.6%).

기아차가 UN에 공급할 SUV 쏘렌토. [사진 기아차]

기아차가 UN에 공급할 SUV 쏘렌토. [사진 기아차]

이에 비해 경쟁모델로 꼽히는 기아차의 쏘렌토는 감가상각률이 -17.1%(2985만원→2476만원)였고, 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는 -20.1%(2722만원→2175만원)였다. 르노삼성차의 QM6(-22.5%)와 한국GM의 캡티바(-28.1%)와 비교해도 싼타페의 중고차 가치는 도드라진다.

싼타페

싼타페

예컨대 가장 감가상각률 차이가 큰 캡티바의 경우, 신차가 싼타페보다 240만원 비싸지만, 2년 후 중고차 가격은 오히려 역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싼타페 2581만원·캡티바 2399만원). 쉽게 말해서, 신차를 샀다가 2년후 판다고 가정할 때, 다른 SUV보다 싼타페가 가장 돈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싼타페

싼타페

이와 같이 높은 중고차 가치는 싼타페 판매대수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2월 21일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한 싼타페는 3월 판매대수 1만1619대를 기록한 데 이어 4월에도 판매대수(1만302대)가 1만대를 또 넘어섰다(1일~26일 기준). 지난 2012년 6월(싼타페·1만423대), 2015년 12월(싼타페 1만2189대), 2017년 9월(기아차 쏘렌토·1만16대) 각각 1만대를 돌파한 SUV는 존재했지만, 국산 SUV 차량이 2개월 연속 판매대수 1만대를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싼타페 인기 치솟자 경쟁사들은 연이어 경쟁 모델을 선보이며 이른바 ‘싼타페 특수’를 노리고 있다. 기아차는 경쟁 모델인 쏘렌토 부분변경 모델 선보였고, 한국GM도 동급 SUV 이퀴녹스를 상반기 도입할 예정이다.

현대차 코나 [사진 현대차]

현대차 코나 [사진 현대차]

차급별로 보면 가장 중고차 가치가 많이 하락하는 차종은 소형 SUV였다. 준중형·중형·대형 SUV 대비 소형 SUV 평균 감가상각률(-23.7%)은 가장 컸다. 물론 같은 소형 SUV라도 편차가 존재했다. 현대차의 소형 SUV 코나(-19.8%·가솔린)는 중고차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고, 르노삼성차의 QM3(-36.8%·디젤)는 동급 모델 중 가장 차량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특히 QM3 디젤 모델은 국내 시판 중인 23개 SUV 중 가장 중고차 가격이 많이 하락하는 모델이었다.

반대로 대형 SUV는 다른 차급 대비 중고차 가격이 덜 하락하는 편이다(-19.3%). 물론 같은 대형 SUV 중에서도 차종별 차이는 존재했다. 현대차 맥스크루즈(-18.1%)가 가장 제값을 받는다면, 쌍용차 G4렉스턴(23.5%)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2018년식 맥스크루즈. [사진 현대차]

2018년식 맥스크루즈. [사진 현대차]

이수엽 직카 빅데이터연구소 연구원은 “중고차 가격을 판매할 때 차종별 브랜드 선호도와 판매대수가 차량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며 “같은 가격대의 신차를 구매하더라도, 비인기차종보다 인기차종의 중고차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이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어떻게 분석했나

직카 빅데이터연구소는 중앙일보 의뢰를 받아 주행거리 연간 2만km 이하인 중고차 중 무사고 차량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일부 데이터가 부족한 차종과 하이브리드카는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단, 신차 출시 2년 미만 차량은 월별 평균 가격 하락세를 바탕으로 직카 빅데이터연구소가 회귀분석해 예상한 결과다. 신뢰도는 95.4%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