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이름 지은 지 1000년…또 다른 1000년 꿈꾼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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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0호 25면

올해는 ‘경기 천 년의 해’다. ‘경기(京畿)’란 이름이 지어진 지(정명·定名) 1000년이란 의미다.

1018년 고려 현종 때 개경 주변 명명 #지역 총생산 경기 372조, 서울 352조 #수도권 일부 아닌 한국의 중심으로

기원은 고려로 거슬러간다. 1018년 현종은 거란과의 30년 전쟁을 끝낸 뒤 전국의 지방 행정제도를 정비했다. 이 때 수도(경·京·개경 의미)과 배후지역(기·畿)을 포함해 경기라고 명명했다. 수도를 보호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한 특별 구역이란 얘기다. 경상(慶尙)·전라(全羅)도 함께 만들어졌다. 경기도는 조선시대엔 수도 한양과 분리돼 8도 중 하나가 됐다.

경기(京畿)란 행정구역이 역사에 처음 등장한 건 고려 때다. 『고려사』 지리지 왕경 개성부 연혁에 의하면 ’현종(9년) 때인 1018년 개성부가 폐지되고 도성이었던 개경과 그 외곽지역을 묶어 ‘경기’라고 한다(빨간 점선 안)“고 돼 있다. 올해는 경기란 이름이 정해진 지 1000년째 되는 해다. [사진 서울대 규장각]

경기(京畿)란 행정구역이 역사에 처음 등장한 건 고려 때다. 『고려사』 지리지 왕경 개성부 연혁에 의하면 ’현종(9년) 때인 1018년 개성부가 폐지되고 도성이었던 개경과 그 외곽지역을 묶어 ‘경기’라고 한다(빨간 점선 안)“고 돼 있다. 올해는 경기란 이름이 정해진 지 1000년째 되는 해다. [사진 서울대 규장각]

행정구역으로 경기가 1000년 내내 존재했던 건 아니다. 조선 말과 일제시기는 경기에도 ‘암흑기’였다. 1895년 갑오경장 때 개편으로 사라졌다가 1년 만에 복원된 일이 있었다. 일제 강점의 여파로 1914년부터 1946년까지도 쓰이지 않았다. 모두 33년이다. 그 후에도 경기도청이 서울에 있다가 1967년에야 경기도로 옮겨간 일도 있다.

1000년 경기는 다시 ‘특별한 지역’이 됐다. 5000만 명 중 1292만 명이 경기에 산다. 17개 광역단체 중 최다다. 지역 내 총생산도 2016년 기준으로 경기가 372조원으로 서울(352조원)을 앞선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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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는 더욱 앞서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다가오는 1000년은 이전의 1000년과는 다른 경기로서의 역사를 써내려가겠다는 것이다. 슬로건도 ‘경기 천 년, 대한민국을 품다’로 정했다. 서울의 배후지역, 수도권의 일부가 아닌 한국의 중심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다.

박종권 국민대 명예교수는 “경기도는 4차 산업 혁명 기반 시설이 밀집된 대한민국 미래를 향한 핵심 지역”이라며 “이를 위해 경기도가 첨단 융합 기술 발전 전략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수립하는 일을 미래비전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2020년까지 용인에 최첨단 물류단지를, 2025년까진 구리·남양주 등 5개 지역에 테크노밸리를 조성에 나선 상태다.

강원도와 함께 분단된 도인 만큼 남북 화해와 평화를 위한 역할도 목표다. 강진갑 경기대 교수는 “남북통일에 대비해 고려사를 위시한 역사·문화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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