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김경수가 악마에게 당한 것” 나경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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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오른쪽) [중앙포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오른쪽) [중앙포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두 사람은 20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 사건과 관련한 각자의 생각을 밝혔다.

먼저 박 의원은 이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드루킹을 '악마'라고 지칭하며 "한마디로 착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악마에게 당한 사건이자 (드루킹) 개인의 야욕을 가지고 접근한 사건"이라고 정의했다.

이에 나 의원은 이 사건을 '드루킹 게이트'라 부르며 "사실상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근간을 흔들었다.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형성을 조작하고 왜곡했다. 결국 민주주의의 근본을 파괴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다"며 "하루가 다르게 거짓말이 드러나고 있다. 반드시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전 내내 박 의원은 '한국당이 이 사안을 지방 선거에 악용하고 있다'는 주장으로, 나 의원은 '조직적으로 증거를 은폐하고 있다. 특검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각을 세웠다.

먼저 박 의원은 지난 18일 한국당이 구치소에서 드루킹을 접견했다는 사실에 대해 '거짓 변호인 접견'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당시 한국당은 변호인을 사칭해서 (드루킹을) 찾아갔다. 변호인을 접견해 줄 것 처럼 했는데, 결국 자유한국당이 사칭당이 되는 것"이라며 "드루킹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고 나쁜 마음을 먹고 찾아간 거다. 하지만 원하는 대로 안되니까 지금도 드루킹이 민주당하고 연결 돼 있다고 변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나 의원은 "드루킹이 이 사건의 피해자라고, 이 사건으로 인해서 이 정권의 피해자인 것처럼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우리가 변호할 수 있을까 해서 가본 것"이라고 답했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대선 당시 경선 후보에 대한 기사 주소(URL)를 김모(49ㆍ필명 ‘드루킹’)씨에게 직접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포토ㆍ뉴스1]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대선 당시 경선 후보에 대한 기사 주소(URL)를 김모(49ㆍ필명 ‘드루킹’)씨에게 직접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포토ㆍ뉴스1]

그러자 박 의원은 한국당이 낸 특검요구서를 지목하며 "특검요구서를 보면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 및 김경수 의원 등 연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라고 돼 있는데, 이 사건은 범죄가 특정되지 않았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범죄가 특정되지도 않았는데, 특검 자체를 꺼낸다는 건 이 사안을 지방선거에 악용하기 위한 정략적인 접근"이라며 "이렇게 하다가 한 번쯤은 수렁에 빠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나 의원은 "왜 범죄 사실이 없나? 업무방해죄로 이미 기소가 됐고, 정치자금법 위반이라든지 여러 가지 우리가 죄명을 확정할 것이 많다"라며 "경찰과 검찰의 수사가 이미 왜곡되고 있다는 것, 이미 은폐하고 있다는 것이 다 밝혀지고 있다"며 특검 도입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특검에 응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한 적 없다. 응하는데 순서라는 게 있다. 한국당이 집권 시절에 아마 그런 식으로 증거를 은폐를 했던 모양인데, 그렇기 때문에 그런 상상이 가능한 것 아닌가?"라고 맞대응 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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