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녀 전통' 고수하느라...일본 스모계 이벤트서 여아 제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중앙포토]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중앙포토]

응급처치를 하려는 여성 의료진을 스모 씨름판에서 내려가라고 해 물의를 빚었던 일본 스모협회가 이번에는 어린이 대상 이벤트에 여자 어린이를 제외해 논란이 되고 있다.

12일 도쿄신문과 NHK 등에 따르면 일본 스모협회는 지난 8일 시즈오카시에서 열린 봄철 순회경기 중 어린이들을 씨름판에 불러 스모 선수의 지도를 받게 하는 '꼬마 스모' 행사를 개최했다. 원래 행사에는 남자 어린이와 여자 어린이 모두가 참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일본 스모협회는 행사 나흘 전 방침을 바꿔 여자 어린이를 씨름판에 오르지 못하게 했다.

행사는 결국 남자 어린이들만 참가한 가운데 개최됐고, 갑작스러운 방침 변경에 씨름판에 오를 생각에 기대에 부풀었던 여자 어린이들은 울상을 짓게 됐다. 협회 측은 "아이의 안전을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으나, 그 배경에는 여성을 스모 씨름판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금녀 전통'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일본 스모계는 프로 경기를 주관하는 일본스모협회와 아마추어 경기를 진행하는 일본스모연맹으로 나뉜다. 일본스모협회는 금녀 전통을 엄격히 지키는 반면 스모연맹은 여자 선수들이 참가하는 경기를 개최하는 등 이미 금녀의 벽을 허물었다. 이런 가운데 일본스모협회가 금녀 전통에 지나치게 집착한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