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확보 나선 아시아나항공, 광화문 사옥 이어 CJ대한통운 지분 매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고 있던 CJ대한통운 주식을 판다. 금호아시아나 광화문 사옥 매각에 이은 자산 처분이다.

아시아나항공 16일 CJ대한통운 주식 74만 주 매각 공시 #14일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사옥 매각에 이어 #CJ대한통운 주식 매각으로 930억원 현금 확보

아시아나항공은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CJ대한통운 주식 73만8427주를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금액으로는 934억7378만원이다. 아시아나항공은 CJ대한통운 주식을 시장이 열리기 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한다.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중앙포토]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중앙포토]

시간 외 대량매매는 지분 매각이 주가 등락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증시 개장 전 또는 후에 한꺼번에 대량으로 매각하는 방식을 뜻한다. 주식을 살 대상을 미리 정해놓은 다음 시장 가격보다 조금 싼 값에 파는 경우가 많다. 아시아나항공은 공시에서 “처분 금액은 15일 종가를 기준으로 할인율을 적용해 산출한 금액”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분 매각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CJ대한통운 보유 지분은 1.75%(40만 주)로 줄어든다.

아시아나항공이 밝힌 CJ대한통운 주식 처분 이유는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한 비핵심자산 매각”이다. 지난 14일 아시아나항공은 도이치자산운용에 금호아시아나 광화문 사옥을 매각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사옥 매각 대금은 4000억~5000억원 안팎이다. 사옥 매각과 CJ대한통운 주식 처분으로 아시아나항공은 5000억 원대 수준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현금 또는 현금성 자산은 모두 합쳐 1175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 규모는 2조원 안팎에 달한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더딘 재무 구조 개선이 이 회사의 기업가치 할인 요인으로 작용해왔지만 최근 광화문 사옥 매각 추진 등 본격적인 재무 안정화 작업에 착수한 모습”이라며 “(CJ대한통운을 포함한) 매도 가능 증권 매각, 영구채 발행, 우량 계열사 기업 공개(IPO) 등 기타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록딜 소식에 CJ대한통운 주가는 이날 오전 10시 25분 현재 전일 대비 2000원(1.53%) 하락한 12만8500원에 거래 중이다. 반면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90원(1.91%) 상승한 4795원에 거래되고 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