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었던 재단사 꿈, 환갑에 재도전한 ‘남포동 패셔니스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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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여용기(65)씨는 ‘남포동의 패셔니스타’로 불린다.

여용기(65)씨는 ‘남포동의 패셔니스타’로 불린다.

“지금 60대는 옛날보다 15년은 더 젊어졌다고 봐야죠. 자기계발도 하고 꾸며야 할 나이라고 봐요.”

‘팔로워 4만’ 여용기씨의 인생 3막

부산에 사는 올해 65세의 여용기씨는 ‘남포동 패셔니스타’로 불린다. 타이트한 양복 상의에 바지 아래를 걷어 올리는 롤업 팬츠, 머리를 짧게 깎고 앞머리를 들어 올리는 리젠트컷, 흰 수염이 멋스럽다. 그의 인스타그램은 팔로워가 4만명이 넘는다. 남포동에 있는 양복점 ‘에르디토’에서 수석 재단사로 일한다. 직접 만든 옷을 선보이며 사진을 찍고 젊은이들과 공유한다.

20년 전만 해도 노년층에 속하던 60대는 이제 노인으로 부르기 어렵게 됐다. ‘신(新) 중년’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대한노인회는 3년 전 노인 기준 연령을 65세에서 연차적으로 70세로 올리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1990년대 초반 양복점 사업을 접었던 여씨는 2014년 3월 재단사 일을 다시 시작했다. 60대 중반에도 여씨가 패셔니스타로 인기를 끄는 건 열린 자세와 공부 덕분이다. 그는 “젊은이들의 생각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디자인 한 옷을 지적해 줄 때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여씨는 서너명의 제자들에게 양복 제작과 재단을 가르치고 있다. 자신이 만든 옷을 브랜드로 출시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그는 “지금 60대는 변화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할 나이”라고 말했다.

최종권·최모란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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