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국가기밀이라던 골프 최고스코어는 '79'

중앙일보

입력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그동안 ‘국가기밀’이라며 밝히기를 꺼려왔던 골프 스코어를 79타라고 밝혔다고 11일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프로골퍼 지망생 만나 무심결에 털어놔 #"트럼프와 골프 때 좋은 샷도 많았는데" #연말연시 연휴에도 3일 연속 골프라운딩

지난 10일 아베 총리는 관저에서 미스 유니버스 일본 대표인 아베 모모코(阿部桃子)를 만났다. 그는 “프로골퍼를 지망하고 있다”며 자신의 최고 스코어가 68타라고 밝혔다. 그러자 아베 총리가 무심결에 "내 최고스코어는 79타"라고 밝혔다고 한다. 아베 총리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골프를 친 얘기를 꺼내며 “나빴던 부분이 꽤 보도됐는데, 좋았던 샷도 많이 있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앞)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가스미가세키 골프장에서 서로 주먹을 맞대는 인사를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월에 이어 두 번째 골프 회동을 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앞)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가스미가세키 골프장에서 서로 주먹을 맞대는 인사를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월에 이어 두 번째 골프 회동을 했다. [연합뉴스]

골프 스코어가 ‘국가기밀’이라는 얘기는 아베 총리가 지난해 2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가졌던 골프회동에서 나왔다. 당시 두 사람 중 누가 더 골프를 잘쳤는지를 묻는 질문에 “국가 기밀”이라면서 스코어를 밝히지 않았다. 당시 “1번홀에서 쳤던 티샷이 인생 ‘베스트 5’에 든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30일 아베 총리가 가나가와(神奈川)현 지가사키(茅ヶ崎)시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즐기고 있다. 이날은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 지인인 고모리 시게타카(古森重隆) 후지필름 회장 등과 함께 골프를 쳤다. [교도=연합뉴스]

지난해 12월30일 아베 총리가 가나가와(神奈川)현 지가사키(茅ヶ崎)시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즐기고 있다. 이날은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 지인인 고모리 시게타카(古森重隆) 후지필름 회장 등과 함께 골프를 쳤다. [교도=연합뉴스]

아베 총리는 평소 스트레스도 골프로 풀만큼 골프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연말연시 연휴에는 1월 1일을 제외하고 3일 연속 골프 라운딩을 했을 정도다. 첫날은 형제들과 나머지 이틀은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단렌의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회장단 등 경제인과 라운딩을 했다. 아베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후지산도 바라보며 기분 좋은 골프가 됐다"며 "올해 1년에 뭔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4일 한 방송에 출연해 스트레스 해소법과 관련 “골프가 좋다. 자연을 보면서 실컷 공을 치는 순간 스트레스가 사라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