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중 재계 평가…기업ㆍ경제 회복하는 전환점 마련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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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는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을 통해 이른바 ‘사드’ 보복의 피해를 본 기업ㆍ경제가 회복하는 전환점을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중국 리커창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경제ㆍ무역 관련 부처별 소통 채널을 재가동할 것”이라고 답했고, “동계올림픽 기간 중 많은 중국인이 한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하며 관광 정상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관광ㆍ항공ㆍ콘텐트ㆍ화장품 등에 긍정적 영향 #화학ㆍ태양광 업계는 무역압박 줄 것 기대 #사상 최대 규모 사절단에도 실익 적다는 비판도 #FTA는 예정된 사항, 기업인 교류는 재계 작품

이에 대해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정책본부장은 "'사드 완전 봉인'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중국 지도부의 갈등 종료 의지를 확인한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를 만나 면담을 나눴다 2017.12.15 청와대사진기자단

중국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를 만나 면담을 나눴다 2017.12.15 청와대사진기자단

국내 산업계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우선 중국이 단체 관광객에 대한 비자 발급을 원상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항공업계는 내년 2월 평창 동계 올림픽과 중국 설 연휴 ‘춘제’ 등에 앞서 노선을 정상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한령’(限韓令ㆍ한류 제한령)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한류 콘텐트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도 한국 톱스타들의 출연 제한이 풀리며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화장품 업계 한 관계자는 “관광ㆍ한류가 정상화하면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학업계ㆍ태양광 업계는 전기차 보조금, 반덤핑 관세율 같은 무역 장벽이 낮아질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그간 한국 기업들이 감수했던 피해를 고려하면 손에 쥐는 구체적인 실익이 없다는 게 재계 일각에서 나오는 냉정한 평가다.

이번에 경제사절단은 260여 개 회사가 참여하는 역대 순방 사상 최대 규모로 꾸려졌다. 앞서 문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는 52개사가 따라갔다. 그런데도 리 총리는 “투자환경이 악화한 것은 아니며, 중한관계가 발전하면 한국기업은 많은 혜택을 얻을 것”이라고 기업에게 확답을 주기 앞서 조건을 내걸었다.

정부가 성과로 꼽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후속 협상은 새로운 게 아닌 예정된 사안이다. 양국은 2015년 FTA 체결 당시 발효 후 2년 안에 관련 후속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고위급 기업인 간의 ‘정례 교류모임’을 신설할 것은 정부가 아닌 국내 기업인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여 얻어낸 성과다. 중국 내 인맥이 두터운 SK 최태원 회장이 총대를 메고,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이를 지원사격했다. 양국의 각종 양해각서(MOU) 교환도 7건에 그쳤다. 지난달 가진 인도네시아와의 정상회담에선 MOU 11건과 협약 3건을 체결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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