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홍종학 임명 “반대 많았던 장관이 더 잘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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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에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 둘째)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환담장으로 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 경제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게 중소기업·중소상공인·벤처기업에 대한 지원 육성 부분인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이제야 임명했다“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에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 둘째)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환담장으로 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 경제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게 중소기업·중소상공인·벤처기업에 대한 지원 육성 부분인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이제야 임명했다“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정부의 초대 내각이 출범 195일 만에 완성됐다. 문 대통령이 21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임명한 것을 마지막으로 18개 부처 장관 자리를 모두 채우면서다.

역대 최장 195일 만에 내각 완성 #야당 “오기 정치, 협치 포기” 비판 #홍 장관 “대기업 불공정 뿌리뽑을 것”

문 대통령은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시한(20일)이 지나자마자 이날 오전 홍 장관에게 임명장과 꽃다발을 전달했다. 꽃다발은 보통 배우자가 받지만 홍 장관의 부인은 이날 참석하지 않았다. ‘쪼개기 증여’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후 환담에서 “홍종학 장관은 제 대선 때 경제정책 전반을 다 준비해 주고, 특히 중소기업 정책을 책임지고 해 주신 분이기 때문에 저는 아주 기대가 크다”며 “(임명) 반대가 많았던 장관들이 오히려 더 잘한다는 가설이 이제 가설이 아니라 정말 그렇게 되도록 해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진 국무회의에선 “정말 세상 일이, 사람이 하는 일이 마음 같지 않다”며 “야당에서 반대가 있었다. 그러나 새 정부의 조각을 마무리하는 것이 매우 시급하고 중소벤처기업부의 갈 길이 바쁘다는 사정을 감안해서 양해해 주시기 당부드린다”고도 했다. 그러나 야당은 반발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오기 정치”라고 했고,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국회와 국민의 의사를 무시한 노골적인 협치 포기”라고 비판했다.

우여곡절 끝에 내각을 채운 문 대통령은 이날 비로소 ‘완전체’ 국무회의를 주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적지 않은 불명예 기록을 남겨야 했다. 우선 195일 만의 내각 완성은 역대 최장기 기록이다. 기존 기록 보유자는 김대중 정부로 175일이었다. 초기 내각을 기준으로 봤을 때 국회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은 장관(급) 후보자 5명을 임명했는데 이 또한 역대 최대다. 홍 장관에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있었다.

임기 초반 차관급 이상 고위직 낙마자 수도 문재인 정부는 역대 최다였던 박근혜 정부(7명)와 같은 숫자를 기록 중이다. 한국e스포츠협회 자금 유용 의혹 사건과 관련해 지난 16일 사퇴하고 20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까지 포함하면 임기 초반 낙마자는 8명으로 는다.

한편 홍 장관은 이날 취임식에서 “대기업의 기술 탈취와 납품단가의 일방적 인하 등 불공정행위는 반드시 뿌리 뽑겠다”며 “사전 감시와 사후 처벌을 강화하는 등 촘촘한 감시를 통해 구조적으로 근절체계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허진·위문희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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