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하루앞두고 4후보가 내다본 승산근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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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민정>
l5일 0시, 중앙당사 통일관 3층 상황실. 날짜판이 D-1일로 바뀌면서 11대의 팩시밀리가 일제히 작동, 결전의 순간까지 최선을 다짐하는 격려전문이 각 시·도지부에 전송되기 시작했다.
「승리」를 확인하는 최후의 24시간.」
이어 92개 지구당으로부터 잇달아 상황보고가 쏟아져 들어온다. 『여의도 유세로 대세를 확실히 잡았다』『부동표도 우리쪽으로 기울였다』는 등의 보고와 함께 야당측의 선거방해 동향이 숨가쁘게 들어온다.
주로 광주·전남지역에서 당원들이 당하는 협박·미행·화염병 투척등의 우울한 사례들이 포함돼 있다.
보고에는 즉답의 지시가 나간다. 『승리는 우리쪽이니 함정에 빠지지 말고 표를 지켜라. 끝까지 페이스를 잃지말라.』
같은 시간 이춘구선거대책본부장은 각 지구당위원장에게 마지막까지 사력을 다해달라는 독려의 전화를 건다.
새벽6시 연희동 노태우후보자택. 평시와 마찬가지로 기상한 노후보는 마감 1일의 스케줄을 점검한다. 상오의 기자회견에서부터 가정주부 2백50명과의 오찬, 노인정 방문, 당원단합대회참석, 포장마차 방문….
『이제 모든 것이 국민과 하늘의 뜻에 달렸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한 고위당직자는『15일 현재우리는 각계각층의 고른 지지로 유효투표의 35%에 가까운 8백만표 이상을 확보, 당선권에 진입했으며 마지막 부동층을 홉수하면 1백만∼1백50만표차로 이길수 있다』고 말했다.
각종 여론조사와 유권자 동향에 바탕해 민정당이 집계한 최소 예상 득표을은△서울 25△부산 30△대구 55△인천 30△광주 15△경기 35△강원 50△충북 45△충남 35△전북 20△전남 20△경북 55△경남 35△제주 30%선. 반면 현재 민정당이 보는 김영삼·김대중후보의 지지도는 각6백만표, 김종필후보는 2백만표대.
민정당은 지난주 초를 계기로 다소 보합세로 추적을 받았던 노후보의 지지도가 상승 커브를 그리다 주말 여의도·대구유세를 통해 확실한 승산을 굳혔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노후보나 민정당 당직자들은 일제히 『선거결과에 승복하자』는 쪽으로 목소리를 맞춰 후유증 예방을 막판 몰표작전과 병행하고 있다. <박보균기자>

<민주>
최후의 결전을 앞둔 민주당사는 긴박감을 지나 살벌했다.
전국 각지로부터의 보고로 전화는 쉴 틈이 없고 선거운동을 하고 돌아온 봉사대원·당원들로 당사는 낮과 밤이 뒤바뀐 듯 했다.
선거대책본부의 각방에는 야전침대가 등장했다. 14일부터 24시간 전원 대기명령이 떨어져박종률사무총장·박관용유세위원장도 철야근무가 시작됐다.
『마포 모처에서 평민당측이 대량으로 혹색선전물을 인쇄하고있다』는 첩보가 접수됐다. 중앙청년위의 기동타격대 10명이『몸으로 부딪쳐서라도 유인물을 확보하라』는 명령을 받고즉시 현지로 떠났다.
상황실에는 유권자들의 재보전화가 끊이질 않아 5명이 꼬박 밤샘한다.
『릴레이투표를 해주면 10만원을 준다고 한다』『살지도 않은 사람에게 투표용지가 5장 나왔다』는 등 부정선거 고발이 대부분.『손명순여사가 삼각지에서 테러를 당했다』『김영삼후보가 사퇴했다는 소문이 인천에 퍼지고 있다』는등 각종의 유언비어성 첩보까지 확인하느라 눈코뜰새 없다..
당사의 층계와 복도마다 「14, 15일 생사가 걸렸다」 「동지여 시간없다, 어서 현장으로」 라는 격려 벽보가 당원들의 발걸음을 더욱 재촉하고 있다.
김후보도 하루 4시간 정도밖에 못자 수면부족에다 각종 흑색선전으로 신경이 예민해졌다.
각 지구당으로부터 대세를 묻는 전화가 빗발친다.
당직자들은 이때마다 『최고8백77만표로 당선이 확실시된다』고 용기를 불어넣어주고 있다.
민주당이 14일 집계한 최종예상득표를 보면 서울41%, 부산61%, 경남52%, 대구45%, 경북40%등으로 이지역에서 압승하고 인천34%, 경기35%, 충북38%, 충남30%, 강원36%,제주 35%로 1등 내지는 2등을, 광주4%,전남5%,전북9%를얻어 총37%의 득표를 예상하고 있다.
민주당이 집계한 민정당의 노태우후보의 득표율은 29%로 6백86만표, 평민당 김대중후보는27%로 6백52만표.
민주당은 예상득표율을 낮게잡아도 최소 8백만표는 넘으리라 믿고있다. <문창극기자>

<평민>
14일부터 당조직을 부정선거대책위원회와 상황실 중심으로 개편,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부정만 막으면 반드시 승리한다고 확신하고 있는 평민당은 이제 「표지키기」만 남았다고 보고 당력을 부정선거 저지대책에 총집결하고 있다.
정책위원회와 인권위원회를 상황실에, 나머지 조직은 부정선거대책위에 횹수시켜 투·개표가 끝날때까지 전국의 부정선거고발을 받고 「특공대」로 조직된 공명선거 감시단을 즉각 투입할수 있는 체제를 이미 가동하고 있다.
또 「찰거머리 작전」으로 명명된 미행작전도 이미 전국에서 실행중이다. 연청소속 청년과 자원봉사대학생들을 지역별로 조직해 통·반장, 동장, 읍·면장, 이장및 민정당선거책임자등 이른바 「부정선거 주도예상자」1명에 2∼3명의 「찰거머리 요원」을 붙여 시종 미행하고 있다는 얘기다.
평민당은 15일 투·개표참관인을 전원 학생으로 교체하는「대규모 인사」 를 단행했다.만의 하나 정부·여당에의 매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인데 전국의 각 투표소에 학생2명씩 배치계획을 세우고「준비훈련」까지 마쳤으며 연고지 학생이 적은 곳을 위해 부산지역 학생 5백명을 경남에, 대구학생 5백명을 경북에, 광주학생 7백명을 충북에, 서울학생 5백명을 강원에 파견할 계획이다.
과일·떡·도시락을 쌓아놓고 철야근무에 들어간 상황실은 분주함속에 긴박감마저 자아내고있다.
여의도·보라매공원유세로 막판대세를 확실히 장악했다고 믿고 있는 평민당은 유권자의 35∼4%득표인 9백만∼1천만표로 당선되는 것이 결코 허세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우선 평민당 안팎의 조직원이 서울 1백만명, 지방 3백만명등 4백만명에 이르고 65∼75% 득표를 확신하는 호남표가 전남북에 3백50만, 서울 2백만, 인천·경기 1백만, 영남 70만, 강원·충청 30만등으로 잡아도7백50만표인데 여기에 농민·근로자·학생·종교인·「의식있는」지식인·양심적 중산층·젊은층의 표까지 합하면 득표목표는 말할것도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2·12총선때처럼 「깜짝 놀랄」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주장들이다. <고도원기자>

<공화>
김종필후보는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15일 충남 광천에서 시작해 대천·청양·예산·온양·천안등을 돌아 다시 경부선을따라 조치원·옥천·영동등 충남북·경기도지역 13개 시·읍에서 릴레이식 간이 유세를 펼쳐 마지막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김후보는 차내에서 식사하는등 강행군을 하면서 자신의 고향이며 아성인 충남북지역을 훑는 바쁜 하루를 보냈다.
김후보는 이날 밤12시가 넘어 서울에 도착, 투표일을 맞을예정.
공화당 중앙당은 상황실에 설치해놓은 14개 각 시·도당지부와 연결된 직통전화를 풀가동해 투·개표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각종 부정사례를 수집해보고 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당사무요원중 상황실요원을 제외한 30여명을 모두 고향에 내려보내 최종전략을 점검하는 동시에 각지역의 마지막 지지확산을 각지구당 위원장들에게 독려토록 했다.
중앙당에 마련된 상황실 벽에는 각 지역 및 지구당별 상황판이 마련됐으며 중앙당 사무실 곳곳에 「모든 당원들은 마지막까지 혼신을 다해 총력 분투해달라」는 벽보가 붙어 비장한 분위기.
공화당은 이번 선거에서 8백50만표를 목표로 각 지역별로 득표수를 할당해 내려보냈으며 특히 아성인 충남북지역은 득표율 80%를, 전체유권자의 4O%인 1천만명의 유권자가 몰려있는 경인지역은 40%의 득표를 목표로 하고있다.
특히 공화당은 지난 13일 「새시대 청년구국단」 「동심회」「가락종친회」등 김후보의 사조직을 총동원, 마지막 지지확산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주문했는데 공화당은 이들 사조직을 통한「밑으로 파고들기 득표 활동」이 큰 효과를 거두어 기표소안의「투표혁명」이 일어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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