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장관 "맞춤형 보육, 원래 뜻 살리되 부작용 제거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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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4일 "맞춤형 보육은 원래 뜻을 살리되 부작용을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지난주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됐던 '폐지' 입장을 수정한 것이다. 당시 박 장관은 의원들의 질문에 "(맞춤형 보육은)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겠다. 종일반을 기본으로 하는 보육체계로 정비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복지부 장관, 24일 취임식 갖고 공식 업무 시작 #인사청문회서 나온 맞춤형 보육 '폐지' 입장 수정 #"문제점 정리하겠다는 뜻, 좋은 해결책 찾아갈 것" #증세엔 조건부 찬성 "국민적 동의가 먼저 있어야" #취임사에선 '포용 국가' 강조, 4대 우선 과제 제시

  박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맞춤형 보육 제도에 대한 입장부터 밝혔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 중인 맞춤형 보육은 부모의 취업 여부에 따라 0~2세 영아를 '종일반'과 '맞춤반'으로 나누고 보육료도 차등 지원하는 제도다. 아이를 더 오래 맡기는 맞벌이 부부를 배려하는 취지지만 학부모 선택권 제한 등의 지적이 일부 나온 바 있다.

  박 장관은 '폐지'라는 단어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문제점을) 깔끔하게 정리하겠다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원취지를 살리면서도 (제도를) 수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씀드렸다.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행복을 중심에 두고 많은 전문가와 어린이집, 학부모의 말씀을 들어서 좋은 해결책을 찾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4일 정부세종청사에 첫 출근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에서 두번째)과 수행 직원들이 보안검색을 외면한 채 사무실로 올라가고 있다. 세종·서울·과천·대전 4대 정부청사에는 모든 직원 및 방문객은 보안검색과 얼굴인식 시스템을 거쳐야 출입이 허용된다. [연합뉴스]

24일 정부세종청사에 첫 출근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에서 두번째)과 수행 직원들이 보안검색을 외면한 채 사무실로 올라가고 있다. 세종·서울·과천·대전 4대 정부청사에는 모든 직원 및 방문객은 보안검색과 얼굴인식 시스템을 거쳐야 출입이 허용된다. [연합뉴스]

  최근 이슈로 떠오르는 '증세' 문제에 대해선 조건부 찬성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궁극적으로는 증세가 필요하지만, 국민적 동의가 먼저 있어야 한다. 동의하에서 적절한 자원을 확보하는 게 올바른 방향인 것 같다"고 말했다.

  기존의 저출산 정책에 대해선 비판적인 의견을 냈다. 박 장관은 "저출산 고령화 대책이 수백 가지로 파편화돼 있다"면서 "앞으로 우선 돼야 하는 건 미래 비전에 대해 공유하는 큰 그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정부가 과거와 다른 게 체계적으로 저출산 대책을 제시하고 전 사회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같이 공유한다는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박능후 장관 취임

  한편 이날 박 장관은 취임사를 통해 약자를 포용하고 모두가 함께 성장한다는 개념의 '포용 국가'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사회보장 강화 ▶저출산 문제 해결 ▶돌봄과 의료비 부담 완화 ▶안전하고 건강한 대한민국 등 복지부가 우선 추진해야 할 4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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