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에 스스로 빠져 자살한 경비 로봇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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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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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빌딩 경비를 맡은 보안용 로봇이 순찰 업무를 하다가 분수대에 빠지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자살 로봇'으로 화제를 낳고 있다.

18일(현지시각) 폭스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DC 업무·쇼핑몰 복합단지인 워싱턴하버가 도입한 경비 로봇 '나이트스코프 K5'가 건물 로비에 있는 분수대에 스스로 몸을 던졌다.

[사진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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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들은 현장 주변을 순찰하던 이 경비 로봇이 갑자기 분수대 계단으로 굴러 물에 빠졌다고 전했다. SNS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마치 로봇이 계단을 걸어 내려가 자살을 행한 것 같은 모습이다.

지난 13일 처음 배치된 이 경비 로봇은 무게 300파운드(136kg), 키 5피트(152cm)의 팔이 없는 로봇으로 한 번 넘어지면 일어서기 어려운 구조다. 그 때문에 인간을 대신하기 위해 도입한 경비 로봇이 일을 만들어 인간 경비원들이 처리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

경비 로봇 K5는 사람을 감지하기 위한 고성능 카메라와 오디오 레코더, 적외선과 레이저 센서 등을 탑재하고 있다. 순찰 중 이상 소음이나 징후를 감시하고 지명 수배자를 인식해 중앙통제센터에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또 호루라기와 같은 경고음을 울리거나 사전에 녹음된 경고를 하는 기능도 있다.

그러나 로봇이 물에 빠지면서 기능을 상실하게 됐다.

한 네티즌은 "우리는 날아다니는 자동차의 미래 대신 자살 로봇을 받았다"며 고성능의 로봇이 꼭 희망찬 미래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경비일이 스트레스가 많지" "여름 휴가가 필요했나보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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