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7급 직원 인터넷서 떠도는 말 전했으나 SBS서 동의없이 녹취·편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4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지난 2일 보도된 SBS 기사와 관련해 브리핑을 열고 문제의 발언을 한 해수부 관계자가 입사 3년차 7급 공무원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전남 목포신항 취재지원센터에서 세월호 인양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김 장관의 모습.[뉴시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4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지난 2일 보도된 SBS 기사와 관련해 브리핑을 열고 문제의 발언을 한 해수부 관계자가 입사 3년차 7급 공무원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전남 목포신항 취재지원센터에서 세월호 인양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김 장관의 모습.[뉴시스]

지난 2일 SBS가 보도한 ‘세월호 인양 고의지연 의혹’ 기사와 관련해 문제의 '고의 인양 지연' 발언을 한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2014년 임용한 입사 3년차 7급 공무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4일 오후 2시 정부세종청사 내 해수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2014년 입사, 4월 16일부터 현장수습본부 근무 #기자 통화에서 인터넷 뉴스에 도는 이야기 언급 #해당 직원 업무 배제…조사결과 따라 엄중 조치 #이철조 본부장 "SBS보도에 모든 법적 수단 동원할 것"

김 장관은 “해당 직원은 지난달 16일부터 일주일 간 목포 세월호 현장수습본부 언론지원반 근무 중 SBS 기자와 수차례 통화를 했다고 진술했다"며 "이 과정에서 인터넷 뉴스 등에 떠도는 이야기를 언급했고 이를 SBS에서 동의 없이 녹취해 편집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해당 직원이 본 인터넷 뉴스는 4월 14일자로 한 인터넷 언론이 보도한 '해수부, 세월호 인양중에 때 아닌 2차관 신설 추진' 기사라고 밝혔다. 해수부는 또 이 직원이 언론지원반 근무 전에는 세월호 인양과 관련된 업무를 한 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런 사실은 지난 3일 해수부 감사담당관실이 해당 공무원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김 장관은 이 직원을 즉시 본부에 대기 조치를 해 업무에서 배제하는 한편, 부적절한 언행을 한 배경에 대해 조사했다. 해수부는 향후 조사결과에 따라 해당 직원을 문책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세월호 인양과 관련해선 어떠한 정치적 고려를 한 적이 없다" 며 "해수부 직원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철조 해수부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장은 지난 3일 SBS 보도와 관련해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녹취를 마치 해수부의 공식 입장인 듯이 보도한 악의적이고 무책임한 보도로,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언론중재위원회 제소 및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SBS의 허위 보도에 대해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SBS는 지난 2일 8시뉴스에서 ‘차기 정권과 거래? 인양 지연 의혹 조사’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에선 “해수부가 정권 창출 전 세월호를 인양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유리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문 후보가 약속한 2차관 신설, 해양경찰 편입 등 부처 숙원을 이루려 했다”는 내용의 익명의 해수부 관계자 인터뷰를 보도했다.

당시 보도에 등장했던 익명의 해수부 관계자는 기사에서 “솔직히 말해서 이거(세월호 인양)는 문재인 후보에게 갖다 바치는 거거든요. 정권 창출되기 전에 문재인 후보한테 갖다 바치면서 문재인 후보가 약속했던 해수부 제2차관, 문재인 후보가 잠깐 약속했거든요. 비공식적으로나, 공식적으로나. 제2차관 만들어주고, 수산쪽. 그 다음에 해경도 (해수부에) 집어넣고. 이런 게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과 문 후보 측에서 강하게 반발하자 SBS는 홈페이지 등에서 기사를 삭제했다. 이어 3일 김성준 보도본부장이 8시뉴스를 통해 5분30초 동안 사과 방송을 했다.

세종=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