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애니·게임이 키운 일본 문단 아이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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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문단 아이돌론
사이토 미나코 지음
나일등옮김, 한겨레출판
300쪽, 1만5000원

문단에도 아이돌이 존재할까. 문예평론가인 저자는 적어도 일본에서는 그렇다고 본다. 1980년대 기반을 쌓아 대중 소비 사회를 맞아 1년에만 350만 부씩 팔려나가고, 포스트모더니즘 구호 하에 게임·애니메이션 등에서 시작된 오타쿠 문화를 문학으로 옮겨온 무라카미 하루키·요시모토 바나나 등 8인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책은 일반적인 작가론이 아닌 기존 작가론을 분석하는 ‘작가론론’을 표방한다. 하루키의 작품은 게임으로 규정한다. 롤 플레잉 게임을 하듯 독자들이 그 속에 숨겨진 의미를 찾아나선다는 것이다. 반면 바나나는 여자아이의 나라인 순정만화에서 남자 어른의 나라인 문학계로 넘어온 요술공주 샐리에 비유하는 등 흥미로운 담론이 가득하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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